/김한규 정무비서관 페이스북
원내 경험이 없는 정무비서관의 발탁은 정치권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지난해 총선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김한규 신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모습. /김한규 정무비서관 페이스북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정무수석실에 원내 경험이 없는 정무비서관이 발탁됐다. 청년비서관에는 20대 대학생이 인선됐다.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비서관급 인사의 골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무비서관에 김한규 전 김앤장 변호사를,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임기 말 ‘젊은 청와대’ 이미지로의 쇄신을 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 김한규·박성민, 둘다 원내 경험 ‘무’

김한규 신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974년생으로 47세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서울대 법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 법학 석사를 거쳤다. 사법시험 41회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 변호사이기도 하다. 2018년 민주당 부대변인을 시작으로 법률대변인을 지내는 등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전략 공천돼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 비서관의 이력을 요약하면 ‘정치 신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는 원내 경험이 있는 인사가 발탁돼 왔다. 정무수석실은 청와대와 국회 간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임 정무비서관을 살펴보면 송인배 전 비서관을 제외하고 한병도(재선), 복기왕(초선), 김광진(초선), 배재정(초선) 등은 모두 원내 경험이 있다. 송 전 비서관 역시 정치 경력이 풍부한 인사다.

박성민 신임 비서관의 발탁도 ‘젊은 청와대’ 이미지 구축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96년생인 박 비서관은 올해 만 25살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2018년 6월 민주당에 입당해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과 청년대변인을 거쳤다. 지난해 8월 이낙연 당 대표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에 발탁, 역대 최연소 민주당 최고위원이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20대 참모를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비서관 역시 원내 경험이 없는 인사이며, 여성이라는 점 역시 발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청와대 여성참모진은 김외숙 인사수석,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고주희 디지털소통센터장, 김미경 균형인사비서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 남영숙 경제보좌관, 정춘생 여성가족비서관, 윤난실 제도개혁비서관, 기모란 방역기획관 등 10명 뿐이다. 

박성민 신임 청년비서관의 발탁 역시 파격적이다. 박 비서관은 현재 고려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박성민 신임 청년비서관의 발탁 역시 파격적이다. 박 비서관은 현재 고려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 야권의 ‘세대교체’ 이미지 선점 견제 차원?

'0선'의 젊은 정치인들이 청와대 참모로 임명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정치 경력이 길지 않은 김한규·박성민 비서관의 기용은 야권의 쇄신 견제라는 분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으로 ‘쇄신’이나 ‘젊음’의 기치를 야권이 선점하는 것을 견제하고자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 임기 말에 역동적인 청와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2030세대 지지 복원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청와대는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에 있던 청년비서관을 정무비서관실로 옮겼다. 이는 박 비서관과 김 비서관이 청와대 내 청년TF 단장인 이철희 정무수석을 보좌해 정무수석실 차원에서 청년 정책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수석을 단장으로 하는 청년TF는 최근 활동을 종료하고 최종 정책 발표를 위해 정부와 조율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 역시 이철희 수석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는 이준석 대표 당선 전부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에도 20, 30대가 많이 들어가면 좋겠다”며 “당사자가 자기 문제를 가장 잘 알지 않겠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 대표도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김 비서관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당과 관련해서 굉장히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고, 그래서 정무적인 감각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적임자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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