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미디어 웹사이트 씨넷(CNET)은 21일 아이폰12의 후속 모델의 이름이 '아이폰13'이 아닐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이는 서양권에서 오랜 세월 유지된 ‘13’은 불길한 숫자라는 미신 때문이다./ 사진=애플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애플 마니아’들과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아이폰12의 다음 모델의 이름이 ‘아이폰13’이 아닐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IT 미디어 웹사이트 씨넷(CNET)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2의 다음 모델을 오는 9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애플이 아이폰12의 후속작 모델명에서 ‘13’이라는 숫자를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서양권에서 오랜 세월 유지된, ‘13은 불길한 숫자’라는 미신 때문이다.

서양 문화권에서 13을 불길한 숫자라고 여기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대중적으로 가장 흔하게 알려진 것은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한 날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설이다. 우리에겐 하키마스크를 쓰고 거대한 칼을 들고 쫓아오는 살인마 제이슨 부히스가 등장하는 공포영화 ‘13일의 금요일’로 익숙한 날이다. 

또다른 가설은 북유럽 신화권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주인공들을 교묘하게 속이는 악당으로 잘 알려진 ‘로키’는 신들의 왕 오딘의 둘째 아들인 발두르를 생일  잔치에서 살해했는데 이때 잔치에 13번째로 방문한 손님이 바로 로키였다.

동양 문화권에 속하는 우리에겐 13이 불길하다는 미신은 익숙치 않다. 하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는 13을 굉장히 불길한 숫자로 여긴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사진 좌측)'은 예수가 살해된 날을 상징하며, '어벤져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북유럽 신화의 '로키(사진 우측)'도 13의 불길한 징조와 관련이 있다./ 사진=네이버 영화

물론 동양 문화권인 우리의 경우 ‘이 정도 이야기로 아이폰 신형 모델의 이름에서 13을 뺀다?’며 의아할 수도 있을 듯하다. 문제는 서양 문화권이 주 고객인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폰12 후속 모델의 매출에 의외로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심리학자들 역시 ‘13공포증(Triskaidekaphobia)’은 서양 문화권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13층 이상인 건물의 엘리베이터엔 대부분 ‘13층’이라는 표시 대신 12A, 12B로 표시하곤 한다. 또한 풋볼, 축구 등에서 사용되는 등번호에 13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씨넷은 “과거 애플은 A13 Bionic 칩셋, iOS 13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숫자 13을 브랜딩하는 것을 꺼려하진 않았으나, 아이폰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며, 애플의 수십억달러의 매출 중 거의 50%를 차지한다”며 “애플은 이런 좋지 않은 13에 대한 인식이 아이폰13 구매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