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이 그랜저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연간 판매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기아
기아 카니발이 그랜저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연간 판매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기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미니밴의 대명사’ 기아 카니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스테디셀러를 넘어 정상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카니발의 거침없는 질주는 시대변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카니발은 올해 5월까지 3만9,605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기아 내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그랜저의 뒤를 잇는 내수시장 2위에 해당한다.

카니발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랜저는 5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이 4만3,347대다. 카니발과의 차이가 3,742대에 불과하다. 올해 남아있는 기간 동안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차이다. 그랜저가 2017년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항마로 떠오른 카니발의 모습이 더욱 놀랍다.

기아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모델이자 국내 미니밴 시장의 대표주자인 카니발은 그동안 준수한 판매실적을 유지하며 연간 판매 10위권을 꾸준히 지켜왔다. 다만, 미니밴으로서의 한계 또한 분명했기에 1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 또는 미니밴(MPV) 모델이 연간 판매 1위에 오른 일 자체가 없다.

물론 여전히 그랜저가 여전히 기세등등하지만, 카니발의 1위 등극도 마냥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우선, 국내 미니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미니밴 수요에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과 레저문화 확산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가 스타리아를 선보이고,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미니밴을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니발은 이러한 미니밴 시장에서 단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 스타리아가 결함 논란 속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카니발에겐 호재다.

‘반도체 대란’을 비롯한 생산차질 문제 역시 중요한 변수다.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올해 들어서만 4차례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반도체 부족 때문이다. 아울러 아산공장은 올 여름 약 4주에 걸쳐 설비교체를 위한 휴업이 예정돼있다. 카니발 역시 출고가 지연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랜저와 카니발의 생산차질 규모에 차이가 발생할 여지도 상당하다. 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한 변수다.

카니발은 202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까. 아니면 앞서 그랜저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끝내 1위에 등극하지 못한 여러 모델들의 뒤를 따르게 될까. 그랜저와 카니발의 질주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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