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법,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 시 제재 대상… 등급심사에도 감점요인
조선 팰리스, 보도자료 내 등급 내용 無 “아직 심사 전, 등급 미표기”
과거 시그니엘·워커힐, 6성급 홍보로 진땀… 현재는 모두 수정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자회사 조선호텔&리조트가 새롭게 론칭한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센터필드 웨스트타워에 개관했다. / 뉴시스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자회사 조선호텔&리조트가 새롭게 론칭한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 웨스트타워에 개관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신세계그룹 조선호텔&리조트의 네 번째 독자 브랜드 ‘조선 팰리스’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에 오픈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 팰리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다. 특히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은 조선호텔&리조트의 호텔 브랜드 그랜드 조선보다 상위급을 표방하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최고급을 지칭하는 ‘럭셔리’를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두고 “6성급”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관광호텔은 사업자 등록증이 발급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심사국에 1∼5성 등급심사를 접수해야 한다. 등급심사는 호텔 측에서 희망하는 등급을 정해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에 심사를 접수하면 절차를 거쳐 해당 등급 기준 점수에 부합할 시 성급현판을 수여한다. 5성 심사는 현장평가 700점·암행평가 300점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점 900점을 획득하면 기준에 부합한다.

조선 팰리스는 2021년 5월 25일 오픈한 신생 관광호텔이다. 즉, 아직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호텔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상황이다. 이 경우 등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무(無) 등급이다. 다만, 조선호텔&리조트에서 조선 팰리스를 자사 5성 호텔 브랜드 그랜드 조선보다 높은 최상급을 목표로 론칭을 한 만큼 외부에서는 5성에 준하는 호텔로 인식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나 언론매체에서는 강남에 오픈한 조선 팰리스를 두고 “6성급 호텔”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6성 호텔’이라는 등급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급은 아니며, 전 세계에서도 ‘5성 호텔’이 최상 등급이다.

‘6성 호텔’이라는 수식어는 호텔 업계를 비롯해 소비자 사이에서 5성 호텔 중 시설과 서비스가 5성 기준을 넘어서는 최상위 브랜드에 대해 자의적으로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럭셔리 호텔 브랜드에서는 5성 호텔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주메이라 해안에 위치한 ‘버즈 알 아랍’과 브루나이 ‘더 엠파이어 브루나이’ 두 곳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6성급 또는 7성급이라고 불리는 초호화 호텔이다.

그러나 이 역시 공인된 등급은 아니며, 글로벌 기준에서는 5성으로 표기된다. 이 때문에 과도한 과장광고 및 마케팅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6성급’ ‘7성급’이라고 광고하는 호텔에 대해 등급심사 시 감점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관광호텔 5성 등급평가 기준표에는 감점항목으로 ‘호텔 등급 표지 미부착, 허위표시 또는 허위광고 적발(-20점)’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등급표시·홈페이지·온라인예약사이트 등에 허위등급 게시 또는 광고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 뉴시스
조선 팰리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공을 들인 호텔 브랜드로 알려져 관심이 높다. 사진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 출입구. / 뉴시스

신세계그룹은 과거부터 호텔 사업을 영위해오며 국내 호텔 등급 심사 기준을 숙지해 지난달 오픈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 대한 보도자료에도 등급 관련 내용은 전혀 기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부 매체에서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을 두고 ‘6성급 호텔’이라고 지칭하고 있어 자칫 신세계그룹이 조선 팰리스에 대해 ‘6성급’이라고 홍보를 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마케팅 관계자는 “5월 25일 호텔이 문을 열기는 했으나, 아직 등급 심사는 아직 받지 않은 상태라 보도자료에는 별도로 등급을 표기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임의로 6성급이라고 홍보를 하지는 않았으며, 6성급은 존재하지 않는 등급”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미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모든 매체에 수정요청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조선호텔&리조트와는 다르게 기업 측에서 선제적으로 ‘6성급 호텔’이라고 홍보를 하고 나선 사례도 존재한다.

한때 ‘6성급 호텔’이라고 홍보해 진땀을 뺀 호텔로는 △시그니엘 부산 △비스타 워커힐 서울 등이 있다.

지난해 6월, 한 경제지 단독보도에 따르면 당시 시그니엘 부산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의 호텔 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 최초 6성급 호텔로 우뚝 섰다’는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시그니엘 측은 보도자료를 비롯한 홍보과정에서 ‘6성급’ 문구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호텔 등급 심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5성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도 지난해 12월 ‘12년간 6성급 호텔의 대명사’라고 자사 홈페이지 소개란에 기입해 과장광고 논란이 일었다. 워커힐호텔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정한 후 해당 문구를 ‘12년간 라이프스타일 호텔의 대명사’라고 수정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급심사국 관계자는 “조선 팰리스의 경우에는 ‘6성급 호텔’이라고 직접적으로 홍보를 한 것이 아닌, 일부 기사에 관련 내용이 더해진 것이라 과거 6성급 홍보 논란이 일었던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며 “기사에 표기된 내용(6성급)은 출처가 불분명해 호텔 등급 심사 과정에서 감점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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