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2년 차에 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이러닝(전자 학습)’ 트랜드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습격은 전 세계에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가져왔다. 

특히 ‘교육 환경’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혼란은 전례 없는 것이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육자, 학부모, 더 나아가 교육청 등 교육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행해본 적 없는 ‘언택트(비대면)’ 수업을 갑작스럽게 진행해야 해서다. 

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제2, 제3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2년 차에 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이러닝(전자 학습)’ 트랜드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 코로나19로 가속화된 ICT와 교육의 융합… 어떤 트렌드가 핵심일까

IT업계 및 교육분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온라인 화상앱(App)를 통한 비대면 교육 활성화는 ‘일어날 수밖에 없던 미래’라는 입장이다. 즉,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현재 코로나19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ICT기술과 교육산업의 접목은 예정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함께 교육열이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은 이미 교육 현장에 ICT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8년부터 ‘디지털교육실행계획안(Digital Education Action Plan)’을 마련한 이래 EU내 디지털 역량 향상과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도 오는 2027년도까지 적용 예정인 디지털교육실행계획안도 발표한 상태다. 여기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에듀테크(Edu Tech: 교육+기술)의 활성화를 통해 EU회원국들의 인터넷 연결망, 학교 고속인터넷 설치 및 디지털 장비구입 등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지원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향후 ICT기술이 접목된 글로벌 교욱 산업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까.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지난 2019년 발간한 ‘2025 교육산업의 미래: 기술혁신과 플랫폼, 공유경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실감화 △연결화 △지능화 △융합화’의 4가지 트렌드가 미래 교육 산업의 메가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IT분야 전문가들은  ICT기술이 접목된 글로벌 교욱 산업의 트렌드는 VR·AR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콘텐츠, 플랫폼, 단말 등 전 교육 가치사슬 단계의 진화인 ‘실감화’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KT

‘실감화’는 VR·AR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콘텐츠, 플랫폼, 단말 등 전 교육 가치사슬 단계의 진화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학생들이 마주하는 ‘디스플레이 화면’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기술적인 변화와 이를 통해 구현되는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의미한다. 

때문에 삼정KPMG 연구원들은 교육 산업의 실감화가 진행될 경우, 단편적 지식을 전달하던 전통적 학교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다양한 창조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두 번째 ‘연결화’는 교육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연결돼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고객가치 및 서비스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결화가 교육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면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학습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새로운 학습 과제를 부여 받을 수 있다. 즉, 학습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인 제약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지능화’는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지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교사가 출현해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것을 말한다. 딥러닝 및 빅데이터에 기반한 AI를 통해 학생 개인별 학습 상태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취도를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미 6만개의 학교에서 1억2,000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AI가 시험 점수를 채점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부터 AI 개인 교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융합화’는기반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교육산업과 타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산업적 변화를 뜻한다. 새롭게 출현하는 ‘교육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확산되면서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반 기술이 적극 도입되고 이는 다시 산업 간 융합화의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전 분야에 걸친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산업에도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테크니션’보다는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발굴하고 리더십을 이끌어내는 ‘전방위적 인재’가 각광을 받을 것이고,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정책과 산업의 변화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비대면 온라인 수업 등을 넘어 인공지능(AI) 교사가 출현해 학생들의 교육을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Gettyimagesbank

◇ ICT와 교육의 융합,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만 전문가들은 ICT가 융합된 교육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다수 산적돼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뉴노멀을 이끌 주요 트렌드’ 보고서에서 윤대균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현재 ICT기술과 교육의 융합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상호작용’을 꼽았다.

예를 들어 동영상 녹화 수업을 진행할 경우, 학생들은 교수, 교사 등 교육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줌, 구글 미트 등 화상채팅앱(App)을 통한 실시간 온라인 수업의 경우 질의응답은 가능하지만 직접 맞대면하는 오프라인 수업보다 교육자와 학생 간 상호 교감이 크게 떨어진다. 내성적 학생의 경우, 다른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하고자 할 때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교육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 교과서와 프린트 자료면 충분했던 교육자료를 동영상이나 PPT로 제작할 경우, 교육자들이 받을 노동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 동영상 및 온라인 강의의 경우, 해당 강의 영상에 대한 저작권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인 학원 및 강의 사이트의 동영상 강의가 아닌, 학교에서 제작한 강의록은 학생들을 통해 유출될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ICT가 융합된 교육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다수 산적돼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온라인 비대면 강의로 인한 학생과 교육자간의 상호작용부족, 부정행위 등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시험시 부정행위를 막을 방법도 반드시 강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을 통해 언택트로 시험을 진행할 경우, 감독관이 없어 부정행위를 막기 훨씬 어렵다. 설사 카메라를 통해 온라인으로 감독관이 감시한다 하더라도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이용한다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 중간고사를 진행한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 유명 대학교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해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윤대균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ICT가 융합된 비대면 교육은 팬데믹 상황이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영역에서 연구돼 오던 주제로 팬데믹으로 우리 곁에 좀 더 빨리 다가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판데믹으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 지난 1년 동안 실험하고 새로이 시도한 것이 아마도 그 이전 수십 년 동안 행했던 것보다 더 규모가 클지도 모른다”며 “이번 기회에 인류 사회가 근대화된 이후 백 년 이상 획일적으로 이어져 왔던 메인스트림 교육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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