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타임(TIME)지 화상 인터뷰를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 왼쪽은 타임지 표지, 오른쪽은 타임지 인터넷판 게재 사진. /타임지 홈페이지 캡처-뉴시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타임(TIME)지 화상 인터뷰를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 왼쪽은 타임지 표지, 오른쪽은 타임지 인터넷판 게재 사진. /타임지 홈페이지 캡처-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 역시 대북 정책을 펼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국 주간지 ‘타임’(TIME)지는 24일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4년 2개월 만에 다시 한 번 타임 표지를 장식했다. 표지 사진에는 ‘마지막 제안’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일 당시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으로 아시아판 표지에 등장한 바 있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진행됐다. 타임지는 이번 인터뷰와 함께 대북 정책을 진단하고, 다소 비관적인 전문가의 의견도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 제목은 ‘문 대통령이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다.

문 대통령은 인터부에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우리의 평화는 매우 깨지기 쉬운 평하다.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열쇠로 ‘백신외교’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으로 상호 신뢰를 형성했다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백신 외교를 제안했다.  

다만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전망에 대해 북한 고위당국자 출신 탈북자를 인용해 “김 총비서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불발과 남한의 미국산 스텔스기 구매로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총비서가 다시 문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능라도 5·1 종합경기장에서 연설한 것을 회상하며 “북한 주민들의 ‘눈과 태도’는 그들이 강력하게 평화를 열망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완전히 변화했고 발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타임지는 “미래 세대가 핵무기의 짐을 짊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발언을 문 대통령이 전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비서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이 있으며 강한 투지가 있는 사람(very honest … very enthusiastic [and] one with strong determination)”이라며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a good idea of what is going on around the world)”고 평가했다.

하지만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평가에 “이 사람(김정은 총비서)는 고모부와 이복형제를 살해한 냉혈한”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엔 자료를 인용해 북한 주민에게 고문과 통제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미국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참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비판 받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역시 반대편으로부터는 지지를 잃었다고 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문 등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전문가인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를 인용해 “한국 유권자들은 매우 국내적인 사안들에 집중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타임지는 “참여-협상-도발-냉각-화해로 이루어진 대북 관계 변천의 순환을 끊을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제시된 바 없이 30년 간 흘러왔다”면서 “결국 문 대통령이 후대에 남기는 교훈은 그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다는 암울한 깨달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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