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청와대가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2일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청와대가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2일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청와대가 최근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자 속앓이를 하는 모양새다. 여기다 최 원장이 내주 초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청와대는 더욱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내주 초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대선 출마에 부정적이었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을 만나 상황을 설명한 뒤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서 (밝히겠다)”며 “여러 사항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권 도전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됐다. 출마하지 않는다면 부인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 원장이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당시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폐쇄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두고 여야 공방이 일어났고,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든 인사’로 분류되면서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 원장은 당시 월성 1호기 폐쇄 관련 감사에 대해 범죄 개연성이 있다고 언급했고, 검찰이 감사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최 원장을 수사하면서 이같은 인식이 더해졌다. 이것을 기점으로 최 원장과 청와대가 크게 틀어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 최재형 부상에 불편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최 원장의 행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월성 원전 감사에 대해 “저는 감사원의 감사가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청와대 역시 당시에는 최 원장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최 원장의 부상에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있다. 특히 감사원장은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인데, 최 원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사원장직을 활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만일 최 원장이 내주 초 사의를 표명하게 되면 청와대로서는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최 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출마 방해’라는 정치적 해석이 덧씌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사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최 원장은 야권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최 원장의 사의 표명을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그럼에도 최 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 원장의 행보에 대해 에둘러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이 수석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자리가 임기제인 이유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출마 같은 정치적 행위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는 것은 조직에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원장의 경우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제가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고 했다. 

 

해당 기사는 2021년 6월 25일 오후 6시 22분 출고됐으나, 일부 문장에 관용적으로 사용하던 표현이 ‘차별적 표현’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2021년 7월 21일 오후 2시 9분 수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정 전) 청와대는 최 원장의 부상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있다.
▲(수정 후)  청와대는 최 원장의 부상에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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