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 검증대에 오른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의혹이 정치권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아내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검증대’에 올라선 윤 전 총장의 검증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일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아내 해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는 ‘뉴스버스’와 인터뷰에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며 “이건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그간 윤 전 총장을 따라 다닌 소문을 해명하면서 나오게 됐다. 그의 아내가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소문이다. 사실상 정확한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최근 윤 전 총장 ‘X파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의혹은 꾸준히 회자돼 왔다. 

문제는 그간 물밑에서 머물렀던 소문이 김씨의 인터뷰로 불이 붙었다는 점이다. 당장 여권에서는 이를 고리로 윤 전 총장을 겨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누가 ‘쥴리’를 처음 거론할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윤석열 아내 김건희였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이 해명을 ‘자충수’라고 보는 분위기다. 김 전 의원은 “나는 ‘쥴리가 아니다’하는 순간 사람들 머리에 무엇이 떠오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면 더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앞으로 쥴리 찾아 삼천리를 떠돌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언급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그 분 자체가 정직하지 않고 모순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만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네거티브 대응팀은 법적 대응도 언급하며 적극적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뉴시스

◇ ′검증 예고′ 정면 돌파 시동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여권만이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야권 내에서도 윤 전 총장의 아내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평가 나왔다. 여당이 쳐놓은 덫에 걸리는 모양새로 야권의 대선 국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 시장 생태탕 사건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에 응대하면 할수록 아닌 게 맞는 것처럼 움직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버렸으니 이제 그 진위 여부에 대해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을 하려고 들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장 윤 전 총장으로서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 검증대에 올라서게 된 만큼, 이는 사실상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이른바 ‘X파일’을 시작으로 배우자 주가조작 의혹, 장모 의혹 등이 연일 회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이상 피하기만은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2일 윤 전 총장 장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사건’ 선고가 예정된 것도 변수다.

그간 여러 의혹에 대해 말을 아껴왔지만 공세가 가열되는 만큼 윤 전 총장도 ‘정면 돌파’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쥴리 의혹’에 대해선 김씨 측이 나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도 별도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전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에 대해선 팩트를 설명 드려야 할 것”이라며 “의미는 없지만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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