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되면서 구지은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아워홈이 구지은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한 지 어느덧 한 달째를 맞이했다. 새로운 경영체제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앞날이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단기간에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워홈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 실적·재무안정성 저하에 신용등급 강등 

구지은 대표는 지난달 초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끝에 승기를 잡고 5년 만에 회사에 복귀했다. 아워홈은 구본성 대표이사 체제에서 구지은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우여곡절 끝에 경영지휘봉을 잡게 된 구 대표는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경영 쇄신에 본격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구 대표의 어깨는 가볍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아워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적자 실적을 내는 등 부진했다. 여기에 재무안정성에도 우려까지 겹치면서 최근엔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아워홈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종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 지속과 약화된 재무안정성 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식 및 급식수요 위축 등으로 아워홈의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1조6,000원에 그쳤으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식자재 신규 매출처 확보와 가정간편식(HMR) 판매 호조 등으로 식품유통부문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학교·산업체 급식매출 위축과 인천공항 외식업장의 매출 급감으로 식음료(단체급식·외식)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엔 식자재유통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이루어지고, 식품제조 사업의 양호한 이익창출력이 유지되면서 식품유통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컨벤션과 인천공항의 적자가 이어져 식음료부문의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재무안정성 지표마저 악화된 실정이다. 아워홈은 그간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에 힘입어 차입금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투자부담 확대 등으로 차입금이 부쩍 늘어난 실정이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아워홈은 2018년 이후 하코르(Hacor) 인수자금(980억원) 조달, 마곡식품연구소 건립(약 930억원), 2019년 K-IFRS 제1116호 도입에 따른 리스부채 인식 등으로 차입금이 크게 확대됐다”며 “또한,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급격한 배당금 지급 확대도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올해도 재무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아워홈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7년 말 29억원에서 2020년 말 2,506억원(리스부채 1,254억원 포함)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지난해 7월과 12월 발행한 장기CP 4,000억원을 포함해 올해 3월 말 현재 총차입금은 약 1조원(순차입금 약 2,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아워홈은 지난해 적자 실적을 냈음에도 전년보다 70% 가량 증가한 775억원의 배당을 집행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당분간 영업현금흐름이 제약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늘어난 차입부담이 단기적으로 감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확보한 대규모 자금의 사용 용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아워홈이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단체급식사업 내 우수한 사업지위를 갖고 있는 점은 높게 샀다.

◇ “실적·재무안정성 개선 더딜 것”  

한국기업평가는 단기간 내에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워홈은 음료부문의 경우, 인력효율화와 중대형 우량 업장 중심의 수주 등을 통한 비용구조 개선을 도모하고 있으며, 식품유통 부문에선 대형 판매처 확보와 온라인 채널 확대 등으로 수익창출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외식 수요 회복지연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식음료부문의 저하된 실적이 전사 수익성을 제약할 것으로 보여, 이익창출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아워홈이 신규사업장 설비 신설 및 기존사업장 유지‧보수 등 경상투자 외 신규투자를 조절할 계획이 저하된 이익창출력과 증가한 재무부담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더디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변수로 지목됐다. 2020년 12월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 급식 시장에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워홈은 경우 급식 업계시장 2위의 사업자로 오랜 업력과 다양한 업장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우수한 수주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범계열과의 거래 관계가 종료될 우려 또한 내재해 있다”며 “법률 시행에 따른 사업 및 재무안정성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지은 대표의 발걸음도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강도 ‘경영쇄신책’으로 저하된 실적과 재무지표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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