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재명 옹호'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 리허설을 하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재명 옹호'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 리허설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서 뒤늦게 출마선언을 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견제 수위가 올라가고 있지만, ‘이재명 옹호’로 보이는 추 전 장관의 다소 다른 행보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 추미애, 이재명 엄호 ‘눈길’

지난해 말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한 이후 추 전 장관은 잠행을 이어왔다. 그리고 대선 경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이재명 지사·이낙연 전 대표에 비해 출마 결심을 늦게 밝혔다. 후발주자인 셈이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의 대선 경선 출마 결심이 알려지자 강성 친문(친문재인)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추 전 장관은 이들의 지지를 받아 여권 대선주자 3위까지 올라갔다. 

추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이들은 ‘조국 수호’ 정서가 지배적이며, 조국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반(反)이재명’ 정서를 공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마음을 주지 못했던 이들이기도 하다. 이에 추 전 장관의 경선 출마는 이들에게 ‘표를 줄 곳이 생겼다’는 신호기도 했다. 

그런데 추 전 장관은 최근 여권의 1위 대선주자인 이 지사와 궤를 같이 하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서 다른 주자들은 이 지사 ‘때리기’에 나섰다. 통상 후발주자들은 1위 주자를 비판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두 차례 진행된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를 엄호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5일) JTBC·MBN이 공동주최한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바꿨다'고 공격한 박용진 의원을 향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가지고 이 지사가 기본소득에 대해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좀 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지난 4일 KBS TV토론에서도 “기본소득은 부가 집중되고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좋은 발제”라며 “좋은 정책을 숙성·발전시켜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이를 거짓말쟁이라고 날 선 비판하는 것은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추미애(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추미애(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 ‘1등 때리기’ 대신 차별화 전략

추 전 장관의 이같은 태도는 다른 주자들이 이 지사를 견제하는 모습과 대조적이기에 더욱 눈에 띄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과 이 지사가 ‘재미연대’(이재명-추미애 연대)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친노·친문의 좌장격으로, 이 지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이해찬 전 대표가 ‘재미연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인해 중도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대중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이 지사는 여권 1위 주자지만 강성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얻지 못하고, ‘검찰개혁’ 등 이슈에서는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두 후보가 합쳐진다면 ‘개혁적인 후보’라는 이미지와 함께 친문 표심도 끌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추 전 장관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당내 주자가 ‘1위 때리기’를 하고 있을 때, 추 전 장관 홀로 ‘원팀’ 기조를 강조하는 ‘통합형 리더십’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대표 경험이 있는 만큼, 당내 경선의 후유증을 적게 남기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양측 역시 연대설에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는 6일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과정 자체가 단일화인데, 그 과정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느 누구와의 연대나 짝짓기, 밀어내기 같은 꼼수에 저는 한 눈 팔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이 지속적으로 ‘반이재명’ 연대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면, 친문 지지층의 표심 역시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세균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반이재명’ 노선을 강조하며 친문 표심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추 전 장관이 ‘1위 때리기’ 대신 ‘통합형 주자’임을 강조한다면 친문 성향 권리당원의 표심이 ‘반이재명’ 연대로 모이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추미애 후보 같은 경우는 권리당원들의 집결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것 같다. 권리당원들은 급속히 추 후보 쪽으로 달려가는 것 같다”면서 “(다른 후보들이 하는) 전통적 방식의 1등 때리기가 당내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