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오는 16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오는 16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최근 상장 절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롤러코스터를 탔던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가 마침내 오는 16일 상장한다. 이제는 ‘따상’ 성공 여부 및 향후 주가 흐름을 향해 뜨거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몸값 낮추고 흥행 성공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제조하는 바이오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큰 수혜를 입은 대표주자 중 하나다. 이는 지난해 실적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3배, 49배, 198배 급증했다. 700억원대의 연매출에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15억원과 31억원에 불과했던 기업이 순식간에 1조6,861억원의 매출과 7,382억원의 영업이익, 6,2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처럼 실적이 급등하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곧장 상장 준비에 착수했고, 지난 5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행보 또한 큰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상장을 향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발걸음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진단 부문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는 6만6,000원~8만5,000원으로, 시가총액으로는 6조8,000억원대~8조8,000억원대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가 산정된 과정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껑충 뛴 지난해 실적만 반영됐고, 글로벌 의료기기 및 의료분석장비 업계 전반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겨온 해외기업들이 비교대상으로 적용됐다. 

결국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증권신고서를 한 차례 자체 수정·보완한데 이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재차 정정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른 정정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자진정정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회사가 지닌 각종 리스크를 보다 명확하고 자세하게 명시했을 뿐 아니라, 희망공모가도 4만5,000원~5만2,000원으로 낮췄다.

이 같은 우여곡절로 인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상장 스케줄은 처음 계획보다 다소 늦춰졌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및 4차 대유행이 나타난 가운데 수요예측 및 청약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확정 공모가는 최상단인 5만2,000원으로 결정됐고, 이어 청약은 274.0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무려 31조원에 가까운 돈이 몰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은 계속됐다. 청약 첫날인 지난 8일만 해도 경쟁률이 29.92대1에 그치며 비교적 저조한 모습을 보이더니 9일에 폭발적인 수요가 몰린 것이다. 여기엔 지난 9일 오전에 확정·발표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 이제는 ‘따상’의 높은 벽

이로써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모가 5만2,000원, 시가총액 5조3,701억원으로 오는 16일 코스피에 데뷔하게 됐다. 아울러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따상’ 성공 여부다. 따상은 상장하는 주식의 시초가가 개장 전 동시호가에서 공모가의 2배에 이른 뒤 개장 후 상한가(30%)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따상’은 해당 기업의 성공적인 상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자 향후 주가 행보를 가늠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다만, ‘따상’을 향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발걸음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지난 5월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88.17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8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을 모았고,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이르렀다. 하지만 개장 후 ‘따상’에 실패한 뒤 이내 주가가 폭락했다. 첫날에만 주가가 26% 하락해 장을 마감했을 정도다. 이처럼 SKIET의 ‘따상’을 무산시키고 주가 폭락을 이끈 요인으로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폭탄’이 꼽혔다. 

SKIET는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확약한 기관투자자의 비율이 63.2%였다. 그런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를 확약한 비율이 12.45%에 불과하다.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의 확약 비율이 0.6%에 그친다. SKIET의 뒤를 따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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