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둘러싼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대권 행보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지만, 운전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한 탓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전 총장과 만났다고 밝히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지난 1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금요일에 만나 뵀다. 같이 식사를 했다”며 “국민의힘에 당장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말하는 ‘자유’의 화두가 국민의힘의 내재된 철학과는 다른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분이 갖고 있는 자유란 화두가 있지 않나. 이게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자유시장경제 이런 식의 시장 만능주의나 자유 지상주의 이쪽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얘기를 했다”며 “좀 더 밖에 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외부에서 중도 세력을 모은 뒤 막판 단일화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윤 전 총장이 과거 보수로 회귀하는 인상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진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출마선언문을 읽어봤는데 이게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옛날 보수 냄새가 난다 그랬더니 본인이 '내가 써놓고 나중에 읽어보니까 나도 좀 그런 거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메시지라는 게 자칫 옛날식 보수로 회귀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그런 인상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그간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당장 ‘경선 버스’를 출발시키려는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에게 특혜는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 없이는 야권 빅텐트의 존재감이 떨어질 수 있는 탓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지금 코로나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장외에서 대중행보를 하는 게 조금 어려워졌다”며 “오히려 여의도 정치나 당내 정치에 신경 쓸 상황이지 않나”고 밝혔다. 이어 “여러 경로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의견을 전달받고, 직접 만나 뵌 적도 있지만 제3지대론에 강하게 끌리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입당 문제도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대권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향한 입당 압박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전날(12일)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거 같다”며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 입당을 할 건지 아닌지 입당을 하면 언제쯤 하실 건지 공표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가 유력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정치 철학이 같다면서 굳이 입당을 미루는 이유가 뭔가”라며 “지금처럼 밖으로만 도는 것은 정당정치를 무력화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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