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까스명수’로 유명한 삼성제약이 약사법을 위반하며 의약품을 불법 제조한 혐의로 적발됐다. 앞서 의약품 위탁제조 과정에서 시험 자료 조작이 드러난 데 이어 또 다시 신뢰가 흔들리게 된 모습이다. 특히 이번에도 사후대처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노출하며 더욱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리더십 및 위상에도 적잖은 상처를 남길 전망이다.

◇ 약사법 위반한 의약품 불법제조… 식약처 ‘철퇴’

삼성제약이 또 다시 씁쓸한 소식을 전한 것은 지난 8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삼성제약이 제조한 의약품 6개 품목에 대해 제조 및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의 이러한 조치는 삼성제약이 해당 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채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고, 제조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의 특별점검 결과 이 같은 불법제조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조·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진 의약품은 삼성제약의 △게라민주 △모아렉스주 △콤비신주 △콤비신주 3그램 △콤비신주 4.5그램과 에이프로젠제약으로부터 수탁 제조해온 헬스나민주다.

삼성제약은 식약처의 발표가 이뤄진 당일 해당 사항을 공시하는 한편,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식약처의 처분에 대해 “허가 외 투입된 첨가제는 PH조절제와 안정제”라고 인정하며 환자와 의료진, 에이프로젠제약, 주주들에 대해 거듭 사과한 것이다.

특히 삼성제약은 “국민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제약회사로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점, 사전에 점검하고 시정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면서 “이번 행정처분을 계기로 과거의 구태의연함을 반성하며 주주님들과 고객사, 의료진 및 환자분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꼼꼼히 점검하는 쇄신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제약은 불과 얼마 전 비슷한 사안으로 비슷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는 점에서 싸늘한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식약처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의약품 수탁 제조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조작했다며 6개 의약품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내리고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이자,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의 신뢰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파문이 상당했다.

삼성제약은 당시에도 위탁사로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물론 직접적인 책임은 한올바이오파마에 비해 가벼웠지만, 위탁사로서 철저한 관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당시 삼성제약은 “환자분들에게 불미스런 일로 심려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향후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의약품 제조과정에서의 문제로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이다. 삼성제약이 발표한 사과문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특히 삼성제약은 두 차례 불미스런 사건의 사후대처 과정에서 거듭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엔 당초 “해당 품목은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소량 생산 판매 품목으로, 이로 인한 매출의 지장은 전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가 위탁사로서의 책임의식 없이 매출 영향만 생각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부랴부랴 사과문으로 수정했다. 또한 이번엔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당초 “식약처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거나 공문을 수령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했다가 몇 시간 뒤 이를 인정하는 공시를 발표했다. 

이처럼 연이은 촌극으로 삼성제약은 경영상의 타격은 물론 제약사로서 무척 중요한 신뢰에도 중대한 오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제약에 따르면, 이번에 제조·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진 의약품들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6.47%를 차지한 바 있다.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회수 및 폐기 과정에서의 비용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제약을 이끄는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리더십 및 위상에도 상처가 불가피하게 됐다. 김상재 회장은 삼성제약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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