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인터파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최근 업계 2위인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그룹 품에 안기면서 시장이 새롭게 재편된 가운데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신규 매물로 등장했다. 

◇ 새 주인 찾는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는 NH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형 대표는 올해 3월 말 기준 회사의 지분 27.71%를 보유 중이다. 이 대표를 포함한 총 특수관계인 지분은  28.41%다. 

인터파크의 매각 추진은 실적 악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파크는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업체로 꼽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1995년 데이콤에서 대리로 재직하던 시절, 사내베처육성프로그램인 ‘소(小) 사장제’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의 창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사내벤처로 출발한 회사는 1996년 6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개시했다. 1997년 데이콤의 자회사 ‘데이콤 인타파크’라는 분리·독립하면서 현재의 인터파크가 출범했다. 인터파크는 2000년 자회사인 G마켓을 설립한 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회사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이후엔 여행, 엔터, 쇼핑, 도서 등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왔다. 현재 인터파크는 현재 공연·티켓 예매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 수요 높아진 이커머스 매물, 인수열기 뜨거울까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공연·여행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터파크의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인터파크는 지난해에는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61억원의 손실을 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 속에서도 인터파크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의 실적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데다 이커머스 내 시장경쟁 치열로 입지 사수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네이버, 신세계, 쿠팡의 3강(姜) 구도로 재편됐다. 신세계는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업계 2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대형 플랫폼 기업과 유통기업들의 틈바구니 아래, 중소형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 측은 그나마 지금이 회사의 몸값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매각 타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시장은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들과 유통업체들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 인수에 3조4,400억원 투자했다. 당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롯데그룹도 출사표를 던졌던 바 있다. 

인터파크는 이베이코리아와 견줄만한 대형 매물은 아니다. 최근 실적도 썩 좋지 못한 형편이다. 하지만 여행·공연 부분에서 특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오랜 업력을 쌓은 업체인 만큼 이커머스 시장 입지를 넓히고자 하는 원매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롯데 등 유통사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매각가는 1,600억원 안팎에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전자상거래 1세대 기업이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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