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제약은 최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테마주로 지목되며 주가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진양제약은 최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테마주로 지목되며 주가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인 테마주’ 현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요인들을 근거로 주가가 들썩거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진양제약은 지난해 연매출 488억원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 중소제약사다.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낯선’ 제약사다.

그런데 최근 진양제약은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5월말까지만 해도 5,000원대 후반에 형성돼있던 주가가 21일 장중 한때 9,000원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불과 두 달 새 주가가 50% 이상 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진양제약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진양제약의 실적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진양제약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42%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실적 증가가 실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아니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것은 5월 17일인데, 진양제약 주가는 이때를 기점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실적 발표 직전에도 주가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이처럼 4배 이상 오른 영업이익조차 끌어올리지 못한 주가를 들썩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6월 들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시작하자 진양제약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어 최근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등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지지율 또한 상승하면서 진양제약의 주가는 더욱 크게 상승했다.

진양제약이 ‘최재형 테마주’로 지목된 이유는 최윤환 회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동문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경기고-서울대를 졸업했다. 다만, 최윤환 회장은 1937년생,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956년생으로 2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한 최윤환 회장은 서울대 약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법대 출신이다. 학연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다소 엉성하다.

설사 두 사람이 학연을 바탕으로 친분관계를 맺고 있다 하더라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진양제약의 수혜 가능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정치인 테마주’의 민낯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례다. 특히 부쩍 오른 실적에도 꿈쩍하지 않던 주가를 ‘정치인 테마주’ 현상이 요동치게 만든 모습은 그 실체가 불분명하고 위험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이 대부분 일반 개미투자자라는 점이다.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는 사실상 그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따라서 주가 향방도 제멋대로인데다 해당 정치인의 행보에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개인 투자자 차원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 관계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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