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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렉서스 RX450h, 중후함과 세련미의 조화
2021. 07. 21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제갈민 기자
렉서스 RX450h 전측면. 렉서스의 아이덴티티 스핀들그릴이 부각된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렉서스가 국내 시장에서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렉서스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선봉장은 단연 프리미엄 세단 ES 모델로 많은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데, 그 뒤에는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SUV가 실적을 지탱하는 등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플래그십(기함급) 모델에 해당되는 RX 모델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 시장에서 연간 1,000대 이상 판매고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RX는 올해도 상반기에만 561대를 기록해 연말까지 1,00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해보인다.

8,000만원 이상의 몸값에도 준수한 판매실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렉서스 RX는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렉서스코리아 측으로부터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을 지원받아 개별 시승을 진행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렉서스 RX450h는 지난해 2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4세대 신형 모델로, 하이브리드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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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측면. / 제갈민 기자

◇ 볼륨 부각되는 날렵한 디자인 요소… ‘노땅’ 이미지 희석

렉서스 플래그십 SUV RX450h는 외관의 볼륨감이 부각돼 차량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보인다. 차량의 제원은 △전장(길이) 4,890㎜ △전폭(차폭) 1,895㎜ △전고(높이) 1,710㎜ △축거(휠베이스) 2,790㎜ 등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아주 크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전면 디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큼지막한 스핀들그릴이 인상적이며,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느낌을 준다.

스핀들그릴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기존 가로형 그릴 디자인에서 ‘L’자형 블록메쉬 형태로 변경돼 렉서스 고유의 느낌과 볼륨감이 더 강조된다. 여기에 샤프하면서 좌우로 와이드하게 디자인된 마름모꼴의 헤드라이트는 강한 인상을 준다. 헤드라이트 안쪽에는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가 탑재돼 야간 전방 시야를 더욱 밝게 비추는 이점과 함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보닛과 전방 범퍼 측면부터 펜더를 지나 리어 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볼륨을 강조해 차체가 더 크게 느껴지는 효과를 준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L’자형으로 디자인했다. 또한 후면 테일게이트의 캐릭터라인을 스핀들그릴 형상으로 강조해 도로에서 주행하는 다른 운전자들이 RX450h의 후면을 볼 때 스핀들그릴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점은 렉서스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키는 점으로 보인다.

그간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우스갯소리로 렉서스 RX 모델에 대해 ‘흰 머리가 희끗희끗한 골프 좋아하는 영감님’이 탈 것 같다고 얘기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내에 판매 중인 렉서스 RX의 외관 디자인만 보면 젊은 느낌과 댄디함, 그리고 샤프한 느낌까지 두루 갖춘 모습으로 느껴질 정도로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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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1열 실내. 스티어링휠과 계기판 등 일부 올드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 존재한다. / 제갈민 기자

◇ 올드한 실내 디자인 호불호 갈릴 듯, 한글패치도 애매… 2열은 합격

외관은 합격점이지만, 실내 디자인은 중후함을 넘어 올드한 느낌을 자아낸다.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먼저 실내에서 점수를 깎아 먹는 부분은 계기판이다. RX450h의 계기판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출시하는 차량을 살펴보면 엔트리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계기판도 디지털화를 마쳤다.

그런데 렉서스 RX450h는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여전히 계기판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이지만, 계기판만 보면 2020년 새롭게 출시된 플래그십 차량이라고는 믿기 힘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계기판 중앙의 트립 및 연비 체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한글패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글은 선택조차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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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계기판. 아날로그 계기판이 인상적이다. / 제갈민 기자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올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반적으로 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부분만 가죽으로 감싸고, 그 외 스티어링휠 상단과 하단 좌우는 우드 질감을 표현한 것은 다소 나이가 들어 보인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직관성을 강조하면서도 렉서스 고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녹여냈다. 공조기 온도 조절과 바람세기 조절은 물리버튼으로 설치돼 있으며, 차량을 처음 탑승하는 이들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정도다.

오디오는 마크 레빈슨 제품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했으며, 볼륨 및 튠(선율·조율) 조작은 다이얼 방식으로 적용해 편리함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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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센터페시아. / 제갈민 기자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설치돼 있으며, 패드는 전원버튼으로 온·오프를 설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어노브 우측에는 스마트폰을 세로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갤럭시 노트10이 무난하게 수납될 수준으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수납이 가능해 보인다. 스마트폰을 거꾸로 수납해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을 꽂은 후 센터페시아 하단에 설치된 USB 포트와 연결하면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이용도 가능하다.

또 컵홀더는 기어노브 우측에 앞뒤로 2구를 설치했는데, 앞쪽의 1구는 컵홀더 높낮이를 낮췄다, 높였다 조절이 가능한 점이 인상적이다. 보통 텀블러나 벤티 사이즈의 테이크아웃 컵의 경우 일반적인 컵홀더 깊이가 얕게 느껴져 불안한 느낌을 주는데, 컵홀더 하단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세심한 배려로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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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 / 제갈민 기자

센터페시아 상단의 12.3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편의성과 시인성이 높다. 매립된 순정 내비게이션은 아틀란 지도를 이용해 평상시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스크린은 좌우로 분할도 가능한데, 좌측 3분의 2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서 우측 3분의 1은 차량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동 상태를 체크하거나, 공조기 작동 상태, 현재 연비 등을 확인하면서 주행할 수도 있다.

2열 승객석은 편안하다. 등받이 각도도 적절하게 뉘어져 있어 불편한 점은 느껴지지 않으며, 허벅지 받침도 허벅지가 최대한 뜨지 않도록 적당히 길고 높게 설계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2열 등받이 각도를 조금 더 눕힐 수 있도록 리클라이닝 시스템을 전동으로 탑재한 것이다. 2열 시트 좌우에 설치된 버튼으로 리클라이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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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2열 실내. / 제갈민 기자

이를 통해 뒷좌석을 6대 4로 분리 폴딩도 가능하다. 다만, 탑승객의 편의성을 위해 허벅지 받침을 높게 설계해 완전 평탄화(풀 플랫)는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각도가 크지 않아 에어매트나 담요 등을 깔고 차박을 즐기기에는 공간이 충분하다.

또한 2열은 시트 아래 레버를 이용해 앞뒤로 위치 조정도 가능하다. 요즘 SUV는 대부분 시트 조절이 되지 않는데, RX450h는 의외다.

◇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 하이브리드 뒤에 숨은 강력한 힘은 반전

주행 느낌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반전’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하면 “힘이 약하지 않을까”라고 걱정을 하는 이들도 존재하는데, 이는 편견이다.

렉서스 RX450h에는 기본적으로 3,456㏄ V6 DOHC(더블오버헤드 캠)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되며, 여기에 전기모터의 구동력이 더해져 총 313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313마력이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국산 프리미엄 차량 가운데 제네시스 GV80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304마력, 디젤 엔진이 278마력을 낸다. 즉, 렉서스 RX450h의 제원상 수치만 놓고 보면 GV80보다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주행을 해보면 출력에 대한 답답함은 전혀 없다. 오히려 도심에서 출퇴근 용도로 이용할 때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엔진 소음이나 떨림으로 인한 불쾌감이 적었으며, 엔진을 가동하더라도 하이브리드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사이클만 느껴질 뿐 진동과 소음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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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 1열 시트 및 파노라마 선루프. / 제갈민 기자

다만, 에코모드는 다소 답답한 느낌이 존재한다. 답답한 것을 견디기 힘들다면 평시에는 노말(컴포트) 모드로 주행을 권하고 싶으며, 고속화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행하고 싶다면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된다.

차량 통행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 고속화도로에서 70∼80㎞/h의 속도로 달리다 가속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자 즉각적으로 엔진 가동을 높여 순식간에 속도를 100㎞/h로 높여나갔다. 노말 모드로 주행을 했음에도 응답속도나 가속능력은 답답하지 않았다. 고속으로 주행 중 급제동 시에도 반응은 빠르면서도 차량의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고 안정적이다. 전고가 높은 SUV는 급제동을 할 경우 불안한 느낌이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RX450h는 그러한 느낌은 전혀 없다.

RX450h는 준대형 플래그십 SUV로, 덩치를 감안해야 하지만 연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100㎞ 이상 주행하는 동안 최고 연비는 10.4㎞/ℓ 수준이었으며, 최종 연비는 9.6㎞/ℓ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