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지난해 10월 시작한 대리운전 서비스의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타다가 지난해 10월 시작한 대리운전 서비스의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재기 모색으로 분주한 타다가 좀처럼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선보인 대리운전 서비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설’에 휩싸였다. 모빌리티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타다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모습이다.

◇ 1년도 안 된 ‘타다 대리’, 철수 검토 왜?

지난 21일, <이코노믹리뷰>는 쏘카 자회사 타다가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내에 대리운전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대리운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자 철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수설에 대해 타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철수를 포함한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타다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론칭한 것은 지난해 10월말이다. 이제 겨우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수설이 제기되고 실제 철수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2018년 10월 등장과 함께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던 타다는 지난해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격 종료한 바 있다. 국회에서 소위 ‘타다금지법’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후 한동안 뒷수습에 몰두한 타다는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0월 가맹택시(타다 라이트) 및 대리운전(타다 대리) 사업을 들고 돌아왔다. 

당시 타다 측은 “지난 2년간 타다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모빌리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량 운영과 배차 노하우를 활용해 이용자와 드라이버, 가맹사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라고 소개하며 양질의 서비스를 특히 강조했다. 

앞서 ‘타다 베이직’이 높은 서비스 품질을 바탕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점에 착안한 듯, 대리운전 서비스에서도 △과속 없는 안전운행 △운행 전 금연 △내비게이션 경로대로 운행 △조용한 이동 △반말과 과격한 언행 금지 등의 요청사항을 사전에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들의 평가에 따라 드라이버의 수익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었다.

이후 타다는 호출 후 15분 내 드라이버 도착을 보장하는 ‘바로대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이며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바로대리’ 서비스 지역을 당초 서울 강남구·서초구에서 송파구로 확대한 것도 불과 지난 4월이었다. 당시 타다는 ‘바로대리’ 서비스 이후 호출 건수가 늘고 이용자 만족도도 높았다며 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리운전 서비스에 공을 들이던 타다가 돌연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인 배경으로는 시장상황이 꼽힌다.

대리운전 시장은 타다에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진출해 있었으며, 최근엔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까지 가세해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그런데 시장 확대와 함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더욱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굴지의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으며 여러 계열사와의 다양한 시너지도 도모할 수 있다. 여러모로 타다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경쟁이다.

또한 최근 기존의 군소 대리운전 업체들은 대리운전 업계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하고 나섰다. 실제 지정까지는 여러 변수가 있고 적잖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분간 논란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구조상 출혈경쟁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 타다 입장에선 무리한 경쟁을 지속해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또한 앞서 택시업계와의 큰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만큼 또 다시 갈등에 휘말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타다는 대리운전 뿐 아니라 가맹택시 시장도 경쟁이 치열한데다 후발주자 위치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타다 베이직’ 종료 이후 전반적인 사업이 제 궤도에 안착하기까지 험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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