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쏘카와의 경쟁구도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쏘카와의 경쟁구도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부문의 선두주자로서 시장의 기틀을 닦고 가파른 성장을 주도해왔다. 여러 후발주자들의 도전을 가뿐히 떨쳐냈을 뿐 아니라, ‘카셰어링=쏘카’가 대명사처럼 여겨졌을 정도다. 이러한 위상은 지난해 유니콘 기업 등극으로 더욱 뚜렷하게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쏘카의 발걸음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야심차게 선보였던 ‘타다’가 거센 논란 끝에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면서 쏘카의 행보는 벽에 부딪혔다. 이후 타다는 재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 택시 이어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엇갈린 희비

쏘카의 이러한 행보 곁엔 늘 ‘경쟁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있었다. 양사 모두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궁극적으로 ‘끊김 없는 MaaS‘ 사업을 추구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단순히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 뿐 아니라 다른 모빌리티 기업들 역시 대부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주요 변곡점에서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리고 늘 ‘비’의 처지가 된 것은 쏘카였다. 

앞서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분야라 할 수 있는 개인 운송서비스, 즉 택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한 바 있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의 택시를 승객과 연결해주는 중개서비스로 출발했다. 이후 직접 택시회사를 인수하거나 가맹형태로 자체적인 택시브랜드를 구축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기존 택시업계와 협력하고 택시제도에 순응하는 방향성을 띄었다. 이는 앞서 카풀 서비스를 놓고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은 경험이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이와 달리 쏘카가 선보인 개인 운송서비스 ‘타다’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였다. 쏘카의 승합차를 초단기 렌트하며 운전기사를 함께 알선해주는 형태를 취했다. 차량과 기사 모두 자체적으로 조달한 것이다.

타다는 높은 서비스 품질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과 ‘탈법’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타다가 내세운 법적근거는 11인승 이상 승합차 렌트 시 운전기사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예외조항이었는데, 이 조항의 애초 취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타다는 ‘타다 금지법’이라 불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난해 4월 ‘타다 베이직’을 전면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개정안이 통과된 뒤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명확해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었다. 타다를 통해 확인되기 시작한 택시 서비스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규모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 것이다. 

쏘카는 이후 타다를 통해 가맹택시 형태의 ‘타다 라이트’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며 개인 운송서비스 시장에 복귀했으나, 뒤늦은 후발주자로 전락한 탓에 아직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엇갈린 희비는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재기를 모색한 타다는 지난해 10월 대리운전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2016년에 진출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시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타다는 대리운전 시장에서의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는 게 타다 측 입장이다. 이처럼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설이 제기되는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사안이 존재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아성을 넘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중개 형태로 렌터카 사업을 운영할 전망이다. /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는 중개 형태로 렌터카 사업을 운영할 전망이다. /뉴시스

◇ 이번엔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전장’

이 같은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구도는 최근 또 한 번 흥미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결정이 내려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중개업체 딜카 인수가 임박한 것이다. 

쏘카카 업계 1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카셰어링은 넓은 의미에서 렌터카 사업에 포함된다. 즉, 이번엔 카카오모빌리티가 쏘카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는 셈이다.

물론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 모두 직접적인 경쟁구도 형성 가능성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아직 사업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렌터카 중개 사업이 중점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쏘카처럼 대규모 차량을 직접 보유하며 대여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중소 렌터카 업체와 이용자를 중개해주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딜카의 기존 사업 형태와 일치한다.

다만, 당장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사업 영역이 일부 겹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경쟁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사업 스펙트럼을 완성하는데 있어 렌터카 부문을 빼놓을 수 없는데다, 쏘카가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만 영위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카는 렌터카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중개만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다만,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렌터카 서비스라는 점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개인 이동수단과 다양한 대중교통이 혼합된 끊김 없는 이동 서비스 제공이 모빌리티 기업들의 최종 목표인 만큼,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터카 시장에서도 여러 측면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카셰어링 업계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쏘카도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사업 진출이 다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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