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어두운 전망에 휩싸였다.
LG생활건강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어두운 전망에 휩싸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G생활건강이 전년 동기 대비 10% 수준의 성장을 이루며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하고 증권가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실적, 특히 중국에서의 실적이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연결 기준 상반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출액 4조581억원, 영업이익 7,063억원, 당기순이익 4,8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3%, 10.9%, 10.6% 증가한 수치이자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봐도 뛰어난 실적이 확인된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액 2조214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 당기순이익 2,264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4%, 10.7%, 0.6% 증가한 수치이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거침없는 실적 고공행진을 주도한 것은 화장품 사업부문이다. 화장품 사업부문은 상반기 매출액 2조2,744억원, 영업이익 4,7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18.4%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발표를 전후로 LG생활건강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특히 22일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171만3,000원에 장을 마쳤던 주가가 26일 148만원으로 13.6% 떨어졌다. 

뿐만 아니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등 9개 증권사는 LG생활건강의 상반기 실적 발표 직후 모두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어 올해 초 LG생활건강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KB증권도 지난 26일 목표주가를 7% 내렸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냉담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사상 최대 수준이긴 했으나 시장의 기대엔 다소 미치지 못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증권가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비해 2.75% 부족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4.36%, 7.1% 낮았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10% 하락하면서 시장 성장률(전 분기 대비 5%)을 하회하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3분기 및 하반기 실적에 중대 변수가 드리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LG생활건강이 우려를 딛고 성장세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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