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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약처방’ 내린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먹구름’ 여전한 이유
‘극약처방’ 내린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먹구름’ 여전한 이유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7.2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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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택 사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진택 사장이 이끄는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흑자전환이란 중책을 짊어지고 취임하고도 첫해 1분기부터 대규모 적자를 마주한 정진택 사장이 강도 높은 ‘극약처방’에 돌입했다.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는 한편,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재무 문제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중대 악재가 드리우면서 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 환골탈태 나선 삼성중공업, 자본잠식 위기 해소

삼성중공업의 주식거래는 지난 23일을 기해 중단됐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하고 지난달 2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한 무상감자에 따른 것이다. 감자기준일은 지난 26일이었으며, 거래정지 기간은 다음달 9일까지다. 

이번 무상감자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주식 수엔 변동이 없고, 자본금만 3조1,505억원에서 6,301억원으로 80% 감소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2조5,000억원 가량의 납입자본금 감액분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자본잠식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올해 1분기에도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현재 자본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익잉여금 결손이 5,040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에 그치지 않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연내 이뤄질 유상증자를 무사히 마친 뒤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 상환까지 마칠 경우,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248%였으며, 올해는 3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아울러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기술 개발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 관건은 ‘흑자전환’… 후판 가격 인상 ‘악재’

이 같은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증자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업계 및 주식시장에서 ‘극약처방’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 중에서도 상당히 적극적인 방안에 속하는 것으로, 정진택 사장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대적인 체질개선 돌입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에 대한 전망엔 여전히 어두운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무상증자 및 유상증자를 통해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조치는 그 의미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덧 7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문제는 최근 조선업계에 드리우고 있는 변수가 예사롭지 않다는데 있다.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반기에 인상된 바 있는 후판 가격은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 같은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대거 선반영하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의 뒤를 따르는 것이 불가피하다.

물론 선박건조 가격도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조선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이러한 측면에서도 삼성중공업은 흑자전환이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삼성중공업의 예상 시점은 2023년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올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7,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대대적이고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 행보에도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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