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4주택 보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4주택 보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후보자로 지명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주택 보유자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내로남불”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여권 인사들의 다주택·임대료 인상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수세에 몰렸었다. 야당은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는 공격을 쏟아냈었다. 이에 민주당이 김현아 후보자 문제를 고리로 역공에 나선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내정한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가 부동산이 4채나 있는 다주택자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며 “SH는 서민들에게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인데, 과연 적절한 인사인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강남 다주택자 김현아의 내로남불’ 제목의 글을 올리고 “김현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답변이 정말 가관”이라며 “부동산 4채 보유에 관해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라는 궤변으로 피해 나갔다. 내가 하면 부동산 귀재, 남이 하면 부동산 투기인가. 정말 뻔뻔한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서울역 쪽방촌 등 공공주택 개발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3기 신도시 건설을 반대해온 강남 다주택자 김현아 SH 사장 지명은 오세훈 서울시의 주거복지 정책 포기 선언”이라며 “SH는 정치인 경력 관리 기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가 다주택에 대해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한 것을 거론하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적절한 언행과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며 “같은 시대에 김현아 후보자처럼 다수의 주택을 챙기지 못한 대부분의 무주택 서민은 당연한 특혜조차 챙기지 못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자에게 다시 묻는다. 시대의 특혜인가. 본인이 만들어 온 기회인가”라며 “인사권자인 오세훈 시장에게도 묻는다.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인선인가, 아니면 동료 정치인의 자리 만들기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을 SH공사 사장 후보자로 내정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지난 27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아파트 1채, 서초구 상가 1채, 부산 금정구 아파트 1채, 부산 중구 오피스텔 1채 등 모두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제 연배상 제 때는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올라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 헌법에서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하도록 돼 있다”며 “1가구 1주택 원칙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지난 28일 김현아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의견으로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는 김 후보자의 공사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 미흡, 다주택 보유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소명 불분명 등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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