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올해 국내 게임 업계가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논란부터 셧다운제 폐지,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 등 각종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이슈들이지만 올해는 정치권의 관심이 장기화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작은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그동안 확률 정보 공개 및 의무화를 놓고 게임사와 이용자들의 마찰이 잦았다. 그러나 넥슨의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전체 게임사들도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이에 정치권은 게임산업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가 개정을 준비중이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의 개정안을 발의하며 국내 게임 업계를 압박했다. 이후 넥슨을 포함한 일부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자율규제 강령안을 발표하며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국내 이용자들의 의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이어 그동안 국내 게임 업계의 단골 이슈인 ‘셧다운제 폐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MS 계정에 가입해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용자들은 MS의 정책 변경은 결국 한국의 셧다운제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셧다운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업계와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높여왔던 이슈지만 이번에는 정치권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외에도 로블록스 서비스를 앞두고 규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올해 하반기 내내 여러 이슈들이 게임 업계를 들썩일 전망이다.

정치권은 그동안 주목도가 높은 국내 게임 이슈들을 띄우며 실적을 쌓는데 혈안이었다. 관련 개정안을 발의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하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다른 이슈가 발생하면 금세 시들해졌다. 매년 논란이 불거지고 시들해짐이 반복되자 게임산업 소관부처인 문체부도 이를 적극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 결과 확률형 아이템은 유일한 비즈니스 수단이 돼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셧다운제는 부질없는 실효성만 논하다 존폐 위기에 놓였다.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줄줄이 심사를 거부해 국내 게임사 주도로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와 달리 국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글로벌 게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국내 논란들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고 여야를 불문하고 과거 보다 세밀화된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이용자들도 국내 게임사들의 보여주기식 행보를 참지 않는다.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 상황으로 인해 지난 10여년 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 이슈들을 마냥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국내 게임산업의 재도약 발판을 만들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게임산업의 부흥을 외쳐온 정치권은 정책적 지원을 뒷받침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중장기적 개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들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게임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예상할 수 없는 이슈들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 아니라면 다음 기회는 더 늦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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