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이사가 잇단 악재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잇따라 악재가 몰아쳤기 때문이다. 최근 회사의 불법 리베이트 사실이 적발돼 기업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은 가운데 한 중소식품업체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패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재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갖가지 악재가 불거지면서 회사 성장가도에도 먹구름이 드러워진 모습이다.

◇ 불법 리베이트에 상표권 소송 패소 … 악재 줄줄이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5월부터 이준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의 오너이자 이 대표의 부친인 이금기 회장은 지난해 5월 11일자로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금기 회장은 아들인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대표는 2010년부터 회사에 입사해 10년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경영 입지를 확대한 이 대표는 작년 실적을 흑자로 전환시키면서 순조로운 행보를 보였다. 2017년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오던 일동후디스는 작년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하기도 했다. 

일동후디스는 산양분유 등 분유상품으로 유명한 업체다. 하지만 분유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수년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식품군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한 결과, 지난해부터 결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엔 성인용 단백질 보충제인 ‘하이뮨’이 크게 선전을 하면서 회사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동후디스는 올해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을 타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잇단 악재는 일동후디스의 상승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일동후디스는 최근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자사 분유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4억800만원을 물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일동후디스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개 산부인과 병원에게 자사 분유만을 수유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저리로 24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슷한 시기, 산부인과 병원 2곳과 산후 조리원 1곳에 자사 분유의 독점적으로 써달라고 요구하며 총 2억997만5,000원 상당의 현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지급했다. 351개 산후조리원에게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3억340만원 상당의 분유를 무상 제공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일동후디스의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이 사건으로 일동후디스는 브랜드 신인도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투명한 기업 운영 철학을 강조해온 일동후디스의 불법 리베이트 사건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기에 일동후디스는 유기농 브랜드 업체인 아이밀과의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아이밀은 아기과자, 유기가공식품을 생산·판매하는 중소업체로 2012년 ‘아이밀‘ 상표를 출원했다. 아이밀은 지난 2018년 1월 일동후디스가 아이밀과 동일한 상표를 출원하자 상표권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1 민사부는 김해용 아이밀 대표가 일동후디스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소송에서 아이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일동후디스가 사용중인 아이밀과 아이밀냠냠 등 7개 상표에 대해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동후디스는 상품 포장지, 광고, 홈페이지 등에서 아이밀 브랜드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일동후디스는 연내 브랜드명 수정을 비롯한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준수 대표이사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브랜드 개편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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