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전격 입당했다. ‘8월 경선 버스’에 올라탄 것이다. 전날(29일)까지만 해도 입당 시기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면서 입당이 성사됐다.

이날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휴가’를 떠나는 등 지도부가 자리를 비웠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오늘 지방일정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입당 결정이 ‘급박하게’ 진행됐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은 급작스러운 입당에 대해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과 함께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만큼, 시간을 끄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그는 “더 이상 입당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가지고 가는 것이 정권교체, 정치 활동을 하는데 국민들께 많은 혼선과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생각 들었다”며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초기 경선 과정서부터 함께 하는 것이 ‘공정’한 방식이라는 점에도 힘을 실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처음부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고 맞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가 시기와 관련된 여러 예측을 깼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안팎에서 자신감을 쌓은 것이 전격 입당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한 것이란 평가다. /뉴시스

◇ 국민의힘 울타리서 ‘지지율 회복’ 할까

무엇보다 바깥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인했다는 것이 전격 입당을 마음먹은 주된 이유가 됐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후원금 25억 원을 단 하루 만에 채운 데다가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기세를 보여준 만큼, 이준석 대표와의 ‘미묘한’ 신경전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세력을 확인하고 과시했고, 재정적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며 “대의명분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건데, 이 대표가 쥐락펴락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준 상황에서 결국 (대표는) 조연에 불과하지 주연배우는 ‘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입당을 통해 지지율을 회복할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입당설’이 본격화되자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는 잦아 들었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7.5%로, 전주 대비 0.3%p 하락에 그쳤다. 지난 6월 2주 차 이후 3~5%p 가량 낙폭을 그리던 것에 비하면 지지율 하락 폭을 좁힌 것이다. 양자 대결에서는 여권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형국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외연 확장’을 강조해 온 그가 입당을 서두르며 ‘확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당내 후보들의 ‘검증대’를 통과해야 하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이날 국민의힘 당내 주자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환영’하면서도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께서 제가 입당하는 것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입당) 이후에 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안 할 거냐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이 됐으니 스스로 당의 외연을 넓히고 종전에 해온 것보다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변하고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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