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휴가 일정′을 거론하며, 국민의당에 합당을 압박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일제히 이 대표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휴가 일정′을 거론하며, 국민의당에 합당을 압박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합당 ‘최후통첩’에 대해 국민의당과 이 대표가 주말 내내 ‘신경전’을 펼쳤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휴가’를 거론하며 오는 8일을 사실상 합당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데 대해 국민의당이 맹렬히 비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의 태도는 요구를 넘어 일방적 통보와 겁박에 가까운 독촉”이라며 “여론조사 순위 제3당인 공당의 대표에 대한 예의도 없고,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깔보는 자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며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봬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당장 국민의당은 “합당 시한을 일방적으로 정하여 자신의 휴가 일정을 이유로 통보하는 모습에서 합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라고 반발했다. 

불씨는 이 대표의 ‘휴가’로도 번졌다. 권은희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휴가 일정이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미쳐 몰라 이번 주 ‘김경수-드루킹 19대 대선 여론조작 몸통찾기’를 위한 일정으로 가득 채워놨다”며 ″이 대표는 휴가 잘 다녀오시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 휴가 일정도 모르는 데 난데없이 전 국민이 이 대표의 휴가일정을 알게 되는 것 같다”며 “개인택시연수 받는 게 공당의 합당보단 중요하지 않을 텐데”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휴가 이동을 자제하라고 하는데, 이 엄중한 시기에 정당 대표의 여름휴가 일정을 정치적으로 여기저기 거론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어 어질어질하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비난에 이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당이 이제 저한테 왜 휴가 가냐고 하는데 어질어질하다”며 “그럼 역으로 휴가 안가면 합당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는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는 하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휴가가지 말라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제 알아가고 있다. 합당 협상이 왜 산으로 갔는지”라며 “국민의당이 다음에는 어떤 핑계를 만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지난달 27일 한 달여간 실무 협상단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당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당명 개정 △야권 단일후보 플랫폼 △차별금지위원회 당규 제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마지막까지 당명 변경을 하라, 차별금지법에 동의하는 입장을 당헌‧당규로 하자는 등 당 간 협상에서 나올만한 이야기인가 하는 것들이 있다”며 “(안 대표의) 진의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안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안 대표는 제안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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