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이 지난해 7월 실시간 차트를 개편한 이후 1년 만에 순위 차트를 재개편했다. 음악업계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영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시너지를 통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멜론
멜론이 지난해 7월 실시간 차트를 개편한 이후 1년 만에 순위 차트를 재개편했다. 음악업계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영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시너지를 통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주도권 사수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멜론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멜론이 지난해 7월 실시간 차트를 개편한 이후 1년 만에 순위 차트를 재개편했다. 음악업계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영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시너지를 통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주도권 사수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 실시간 차트 부활… 경쟁사 늘고 개편 효과 없던 탓

멜론은 2일 기존 24힛츠 차트를 ‘톱100’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해온 24힛츠와 ‘최신 24힛츠’는 각각 톱100과 최신 차트로 개편돼 운영된다. 24힛츠는 기존의 멜론 일간 차트와 같이 24시간을 기준으로 1곡당 1회씩만 집계하던 방식이다.

개편된 톱100은 최근 24시간 이용량과 최근 1시간 이용량을 50대50 비중으로 합산한 차트다. 단 이용자가 적은 심야, 이른 오전 시간대인 오전 1~7시의 경우 최근 24시간 이용량을 100% 비중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톱100에 오른 모든 곡은 ‘차트리포트’를 통해 △최근 5분 △1시간 △24시간 동안의 감상자수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진입한 곡 △순위가 올라간 곡 △내가 좋아하는 곡의 차트 변화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톱100 상단에 차트 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확하고 공정한 차트 운영을 위해 차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상시 모니터링과 분석 강화에 나선다. 차트 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상 정황이 발견될 경우 관련 기관 및 단체와 적극 협력해 분석결과, 대응 현황 등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멜론 관계자는 “24힛츠 대비 동시간대 데이터를 보강해 발 빠르게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음원 순위를 비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한 시도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최신 트렌드 반영으로 다양한 신진 아티스트, 음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을 놓고 업계에서는 멜론의 대표 서비스였던 ‘실시간 차트’를 사실상 다시 부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던 국내 음원 업계는 실시간 차트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른바 대형 팬덤들의 ‘스트리밍 총공’으로 신진 아티스트 및 음악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들이 벌어지면서 사재기 등 불법 행위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차트 개편에 힘을 실었다. 플로는 지난해 기존에 집계해오던 1시간 단위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누적 기준 차트로 새롭게 개편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적용해 개인화 차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바이브는 지난 2019년부터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지난해부터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아티스트 및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바이브만의 새로운 정산방식인 ‘VPS(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니뮤직, 벅스 등 일부 음원 기업들은 실시간 차트를 그대로 운영했다. 특히 지니뮤직은 실시간 차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입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아티스트 및 음악이 장악했던 차트 대신 개인 취향에 맞춰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이용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였다. 이와 함께 국내 음원스트리밍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음원 기업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유튜브, 애플뮤직 등 해외 사업자들까지 본격적으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합류하며 치열한 입지 경쟁이 벌어졌다.

이에 업계는 멜론이 차트를 개편하고도 전체 시장에서 좀처럼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못했고 해외 사업자들의 진입에 따라 현재의 입지를 사수해야 한다고 판단, 1년 만에 실시간 차트를 다시 부활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안드로이드 기준 멜론의 점유율은 29.8%였다. 지니뮤직은 17.6%, 유튜브뮤직은 12.6%, 플로는 11%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카카오엔터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을 모색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기존 멜론이 전개하던 음원,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성장동력 발굴과 동시에 영향력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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