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방문, 북항재개발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지사가 최근 ’사이다‘ 복귀를 선언한 이후에도 지지율이 상승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방문, 북항재개발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지사가 최근 ’사이다 발언‘ 복귀를 선언한 이후에도 지지율이 상승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이 지사의 기세를 꺾으려는 경쟁 후보들의 공격도 날로 격화되고 있다.

‘사이다 발언’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혀왔던 이 지사는 예비경선 기간 경쟁 후보들의 난타전에 대해 수세적으로 대응하면서 ‘김빠진 사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사는 그럼에도 본선을 염두에 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국밥’을 자처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지난달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래로 되돌아가야 될 것 같다”며 ‘사이다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사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경선이 막이 오르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추격세가 만만찮기 때문에 30%대를 돌파해야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 그러나 지지율은 조사기관별로 조금씩의 등락은 있지만 제자리걸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물은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2.3%로 선두를 달렸고 이재명 지사는 27.4%를 기록했다. 뒤이어 이낙연 전 대표 16.0%, 최재형 전 감사원장 5.8%,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가 ‘사이다 복귀’를 선언했음에도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모습이다. 이 지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혀왔던 빠른 이슈 대응과 정책 능력도 더 이상 지지율 상승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형수 욕설 논란’과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이어 과거 음주운전 전력까지 소환돼 경쟁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도덕성 논란은 과거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모두 불거졌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대선 경선 판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었다.

◇ 이재명 이미지에 영향 미치는 요인은?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의 이미지에 그의 개인적 문제가 지사로서의 직무 수행 성과와 정책적 소신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결과, 최근 이재명 지사의 이미지 변화 관련 조사에서 ‘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응답은 35%인 반면 ‘더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응답은 52.0%로 나타났다.

또 ‘이재명 지사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 요인’ 관련 조사에서는 ‘언행과 품격’(23.8%) 및 ‘배우자·가족·가정사’(17.0%)라는 응답이 40.8%로 집계돼 ‘공직·당직 수행 성과’(21.1%) 및 ‘국정과제·정책 입장’(15.0%)이라는 응답 36.1%보다 다소 높았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일각에선 여전히 강한 일부 친문 세력의 비토, 호남에서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에 더해 이재명 지사의 도덕성과 언행 논란 등이 지지율 정체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3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등 도덕성 문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시 거론되고 논란이 되면서 잊고 있었던 국민들이 다시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며 “예비경선 기간 이 지사의 ‘바지 내릴까요’ 발언은 큰 논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더해 이낙연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친문 세력의 견제가 더해지면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지사를 둘러싼 각종 도덕성 논란은 이미 지지율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은 지지율에 이미 많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경선 과정에서 김빠진 사이다 모습을 보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비전과 정책적 부분에서 준비가 안됐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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