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 중인 권성동 의원을 격려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 중인 권성동 의원을 격려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입문을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통 부족과 일방적인 행보를 지적받고 있다. 아직 정치 신인이라 ‘여의도 정치 문법’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런 행보가 지속될 경우 또 다시 ‘불통 논란’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예고 없이 40분 늦은 윤석열

윤 전 총장은 4일 오전 9시 30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청와대 분수대 앞 1인 시위 현장 방문을 예고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선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진석 의원의 1인 시위에도 방문한 바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지원 사격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이날 사전 공지 없이 현장에 40분 늦게 나타났고, 1분 간 권 의원과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특히 드루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 이미 다 얘기했다. 대변인을 통해 얘기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침묵을 유지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이미 얘기를 다 했다. 상식으로 풀어야 될 문제 아니겠냐”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취재진의 질문과 답을 거부한 채 현장을 뜬 것에 대해 “그동안 큰 회의를 하거나 전달할 일이 있으면 백브리핑을 하는 거지, 지금은 뭐 특별한 게 없어서 그렇게 (현장 질의응답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신다”며 “드루킹 특검의 취지나 (특검을) 다시 하자는 후보 본인 의견은 반복해서 말씀하셨으니 변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예고 없이 40분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선 “늦은 게 아니고 너무 일찍 가면 (권 의원이) 시위하는 데 좀 성의 없는 모습인 것 같았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9시에 차를 타고 출발했지만 일부러 캠프에 들렸다가 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 지속되면 ‘불통 논란’ 재연 우려

윤 전 총장은 최근 ‘부정식품’, ‘120시간 노동’, ‘건강한 페미니즘’ 등의 발언으로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또 ‘쩍벌 자세’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논란을 의식했는지, 국민의힘 입당 후 서울 은평구 당원배가 운동 등의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권 1위 주자로서 ‘격의 없는’ 언행을 보이다 구설수에 올랐고, 이로 인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치 신인인 만큼, 아직 정치 현장을 잘 몰라서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변인도 이날 1인 시위 현장에 늦은 것에 대해 “(윤 전 총장) 본인이 아직 정치 문법이 (미숙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은) 적응력이 누구보다 빠르다. 갈수록 언어가 정제돼 가는 느낌이 있다”면서 “윤 전 총장 측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 중에 적응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 선언 직후 강성 지지자들이 기자의 질문에 고함을 지르고 촬영을 막는 등 소통을 막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리고 국민의힘 입당 후에는 질문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날 1인 시위 현장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불통 논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캠프 측도 현장에서 “저희가 언론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는데, ‘불통 이미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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