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열린 본경선 2차 TV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열린 본경선 2차 TV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이번에는 후보들을 검증할 당 차원의 검증단 설치 문제를 놓고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 각 후보들에게 경선 후보 검증단 설치를 제안하며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정 전 총리는 입장문을 내고 “각 캠프 간 상호 공방이 아닌,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기구를 마련해 흑색선전과 가짜 뉴스를 차단하자”며 “깨끗한 도덕적 검증, 건강한 정책검증으로 승리의 경선이 되도록 하자”고 밝혔다.

이후 ‘검증단 설치’ 주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다시 부상했다.

검증단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후보들은 검증단 설치 필요성을 부각시키며 지도부와 이 지사에게 수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4일 YTN 라디오에서 “옛날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 경선 과정에서 나온 문제들이 제대로 검증이 안돼서 나중에 국민들이 피해를 본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지 않나”라며 “(검증단)구성이 필연적이고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세균 전 총리의 검증단 구성 제안 사실을 거론하며 “저 역시 찬성한다”며 “대선 후보의 검증은 공당의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다. 검증단이 꾸려지면 저부터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적극 나섰다.

김두관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서도 후보 검증단을 출범시킨다고 뉴스를 들었다”며 “아마 우리 당 선관위에서 (검증단을) 받아들이게 되면 100만원 이하의 전과 기록도 공개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도 뉴시스 인터뷰에서 “당에서 검증단을 설치하고 비공개와 공개 분야를 따로 두면 안정적으로 우리가 본선 경쟁력과 관련해서 미리 확인할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당이 중심이 돼 합리적으로 검증단을 구성하고 운영한다면 저는 찬성”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추미애 전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있지 않은 것을 만들어서 티격태격하자고 한다면 국민들이 짜증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 검증단 설치 가능할까

이재명 지사 측은 경쟁후보들이 검증단 구성 필요성을 띄우고 나서자 불편한 기색을 표출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설치를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겨냥한 경쟁후보들의 정치적 공세로 보는 분위기다.

이재명 지사 경선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캠프 내부에서 검증단 구성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며 “다른 후보들이 검증단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결국 당에서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면 이재명 후보가 따르기는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 공격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관련된 내용은 공천 심사할 때 당에 다 제출하는 내용이다”면서 “충분히 해명된 내용인데도 그렇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사는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후보들의 검증단 설치 요구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요구가 일부 후보로부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오늘 별도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레이스가 시작돼 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후보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면서 “그것을 주제로 삼아 논의하기는 굉장히 쉽지 않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도부가 향후 후보들의 계속된 검증단 설치 압박에도 미온적 태도를 유지할 경우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지사의 편을 들고 있다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균 전 총리 경선 캠프 장경태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는 후보 검증단 설치 요구에 난색을 표명했다”며 “당 지도부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검증기구를 설치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6명의 경선 후보 중 4명의 후보가 동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과 여타 후보들은 이에 대해 즉각 검토 후 수용해 주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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