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철 롯데GRS 대표는 실적 개선 등 중책을 안고 지난해 말 취임했다. /롯데GRS 홈페이지
차우철 롯데GRS 대표는 실적 개선 등 중책을 안고 지난해 말 취임했다. /롯데GRS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롯데GRS에 중책을 안고 취임한 차우철 대표이사가 또 다시 반복된 이물질 잔혹사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쇄신과 혁신을 통한 반등이 절실한 시점에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 양파껍질로 밝혀진 이물질…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리아 햄버거를 먹다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소비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새우버거를 구입했는데, 아이가 먹던 중 비닐과 유사한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이가 이물질을 삼키지 않아 다행이었으나, 아찔하고 충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어 이 소비자는 롯데리아 측 대응을 언급하며 또 한 번 분개했다.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항의에 대해 해장 매장 측이 “본사에서 물건을 받아서…”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는 “해당 이물질은 양파껍질로 확인됐다”며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은 심각한 이물질은 아니지만,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해당 소비자에게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고 사과했으며 환불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대한 이물질이 아닌 해프닝에 가까운 사건이었지만, 일련의 흐름을 살펴보면 가볍게 여기기 어렵다.

우선, 롯데리아는 이물질 관련 논란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처럼 양파껍질이나 새우껍질로 밝혀져 단순 해프닝으로 끝난 경우도 있지만, 비닐 등 심각한 수준의 이물질이 나온 경우도 상당하다. 심지어 감자튀김에 나사못이 섞여 있던 사례도 있었다.

뿐만 아니다. 롯데리아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비위생 사업장 적발건수가 187건에 달해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 중 불명예 1위에 올랐다. 또한 롯데리아는 상위 8개 패스트푸드 업체 중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에 가장 많은 민원이 제기된 곳이었다. 롯데리아의 민원 점유율은 30.9%에 달했으며, 이물질 관련 민원이 26.5%로 가장 많았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가 새로운 수장과 함께 쇄신에 나선 시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해프닝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롯데GRS는 연말 인사를 통해 차우철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바 있다. 

쇄신을 통한 실적 개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책을 안고 취임한 차우철 대표는 외식브랜드 정비를 단행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6월엔 본사를 이전하며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외식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차우철 대표에게 롯데리아는 상당히 중요한 존재로 부상한 상태다. 외식브랜드 정비 과정에서 롯데리아의 매출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반복된 이물질 논란은 차우철 대표의 체면에 오점을 남길 뿐 아니라, 실적 개선을 향한 쇄신 행보를 무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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