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중국 기업들의 게임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는 물론이고 숏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등 중국내 굵직한 IT 기업들도 게임 사업 확장에 줄줄이 나서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게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중국 기업들의 게임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는 물론이고 숏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내 굵직한 IT 기업들도 게임 사업 확장에 줄줄이 나서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중국 기업들의 게임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는 물론이고 숏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등 중국내 굵직한 IT 기업들도 게임 사업 확장에 줄줄이 나서는 모양새다.

◇ 자국내외 영향력 키우는 텐센트… 정부 제재에 급제동

중국 내 게임 시장에서는 텐센트와 △넷이즈 게임즈(이하 넷이즈) △바이트댄스 △빌리빌리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현재도 텐센트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데이터분석 업체 아날리시스에 따르면 텐센트의 중국 게임 시장 내 점유율은 54.4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436억 위안(한화 7조7,4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텐센트 전체 매출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텐센트는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고 시장 내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오기 위해 올해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테크웹 등 중국 IT 매체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달 영국의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 ‘스모 디지털’을 13억 달러(한화 약 1조4,920억원)에 인수했다. 스모 디지털은 텐센트가 지분 8.75%를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오른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독일의 게임 스튜디오 ‘크라이텍’을 23억 위안(한화 약 4,084억원)에 인수했다. 이들 해외 게임 개발사를 포함해 △멍치우 게임즈 △칭롱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란셋 테크놀로지 등 올해 상반기에만 48개의 기업에 대한 인수 및 투자를 단행했다. 

이러한 광폭 행보는 텐센트의 게임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 텐센트는 자사의 재무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를 공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사업 구축, 클라우드 게임 등 차세대 게임 개발을 위한 기술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제재에 나서고 있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매체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e스포츠 사업 확장을 위해 게임 생중계 플랫폼 ‘후야(虎牙)’와 ‘도우위(斗鱼)’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도우위는 최근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다. 도우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5,91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 내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후야의 점유율은 4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시장규제당국은 텐센트가 후야의 단독 지배권, 도우위의 공동 지배권을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기업 인수 시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서는 등 반독점법 제28조 및 제35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의 후야, 도우위 인수는 무산됐다. 

◇ 몸집 키우는 넷이즈‧바이트댄스… 텐센트 맹추격

시장 점유율이 절반 이상이 넘고 중국 정부의 제재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텐센트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넷이즈,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들의 빠른 추격 때문이다. 아날리시스에 따르면 넷이즈의 중국 게임 시장 내 점유율은 15.29%로 텐센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넷이즈의 경우 게임 매출이 자치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73.2%에 달한다. 이는 텐센트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의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2위에 오르며 텐센트를 맹추격 중이다. 

텐센트가 지난 몇 년간 국내외 게임사의 인수 및 투자에 적극 나선 것도 넷이즈의 추격 때문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지난 2019년 넷이즈는 영국 게임사 ‘보사 스튜디오’를 비롯해 △캐나다 게임 개발사 ‘비헤이비어 인터랙티브’ △프랑스 게임 스튜디오 ‘퀀틱 드림’ △독립 개발사 ‘세컨드 디너’ 등을 인수 및 투자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들 게임사들이 굵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뤘다.

이와 함께 숏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서비스하고 있는 ‘바이트댄스’도 텐센트의 입지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게임 사업에 뛰어든 바이트 댄스는 2019년 ‘상해 모쿤 테크놀로지’, ‘상허 네트워크’ 등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게임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2월에는 게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외연을 키우기 위한 인수 및 투자는 올해도 이어졌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3월 ‘무통 테크놀로지’ 등 게임 기업 인수를 발표하고 온라인 게임 플랫폼 자회사 ‘자오시광녠’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현재 바이트댄스 게임 사업 부문은 쟈오시광녠을 포함해 △캐주얼 게임 퍼블리싱 플랫폼 ‘오하유’ △퍼블리싱 기업 ‘픽스메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아오리 게임즈’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3년간 몸집을 키운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감마데이터가 발표한 ‘2021년 5월 모바일 게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권에 바이트댄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항해왕 열혈항선’이 매출 5위에 올랐다. 항해왕 열혈항선 지난 4월 출시됐다는 점으로 볼 때 단기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최근에 게임 사업을 시작한 만큼 향후에도 개발 및 퍼블리싱을 위한 인수 및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틱톡을 운영하며 생중계 서비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e스포츠 사업에서 텐센트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텐센트를 비롯해 넷이즈, 바이트댄스 등은 올해 하반기에도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텐센트가 지난 20년간 중국 IT‧유통 업계에서 기술 개발, 사업 확장 등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풍부하게 쌓아온 만큼 경쟁사들이 이른 시일 내 큰 폭으로 추격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텐센트의 사업 확장에 따른 독과점 등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넷이즈,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들은 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인수 및 투자에도 적극 나서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차별화된 전략 구상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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