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시민단체가 테슬라를 고발한 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테슬라 홈페이지
국내 한 시민단체가 테슬라를 고발한 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테슬라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준수한 판매실적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1,629대의 판매실적을 올렸을 정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3% 늘어난 수치다. 

또한 테슬라는 상반기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체 수입차업계로 넓혀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하지만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 속에 불미스러운 논란 및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앞서 지난 6월, 테슬라와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테슬라 모델X와 모델S에 적용된 ‘히든 도어 시스템’에 중대 결함이 있음에도 테슬라 측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한다. 히든 도어 시스템은 자동차 손잡이가 평소엔 숨겨져 있다가 사람이 누르면 튀어나오는 방식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 같은 시스템이 기계식 장치와 달리 사고로 전력이 끊긴 비상상황에선 작동하지 않아 문을 열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조가 어려워지는 등 안전에 중대한 지장을 끼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이러한 고발 건은 최근 검찰에서 경찰로 이첩돼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사건을 맡은 강남경찰서는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서울경찰청에 사건을 넘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테슬라가 불미스러운 논란 및 잡음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도 사고, 결함, 수리, 가격, 인도 시기 등 민감한 사안으로 꾸준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그때마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명쾌하고 신속한 입장 및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원활한 소통 채널조차 갖추지 않은 불통 행보로 논란을 키웠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테슬라코리아 측은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테슬라의 행보를 두고 ‘배짱 영업’이란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이야 전기차 부문에서 특출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나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가치소비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특히 가격대가 높은 자동차의 경우 브랜드와 제품이 지닌 위상 및 이미지가 소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또한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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