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광고가 가능한 AI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케팅용 AI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마케팅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정보를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광고를 내보내는 AI는 이제 디지털 시대 마케팅 시장의 핵심 ‘브랜드 홍보대사’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AI기반의 마케팅 시장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 급성장하는 AI 마케팅 시장… 2025년엔 400억 달려 규모

실제로 IT업계 및 시장 분석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의 성장이 앞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 앤 마켓(Marketsandmarkets)이 발표한 ‘Artificial Intelligence in Marketing Market(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마케팅용 인공지능 시장은 연평균 29.79%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5년 400억9,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마케팅 AI의 적용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지난해 2월 발간한 ‘마케팅용 인공지능(AI)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용 AI 시장은 엔터프라이즈 산업(B2B 등 기업 전용 산업 분야),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엔터프라이즈 산업’은 2018년 16억9,070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30.44%로 증가해 2025년에는 108억6,02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금융서비스, 보험(BFSI) 산업은 2018년 10억1,080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29.09%로 증가해 2025년에는 60억3,7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케팅·광고 효과가 그 어느 산업 분야보다 중요하다고 꼽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연평균 32.1%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5년엔 2025년에는 45억9,49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이용한 마케팅 및 광고효과가 높은 이유는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Needs)를 사람보다 훨씬 더 잘 파악해 실시간으로 광고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 사진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머로 올라오는 이야기가 마케팅 업계에서는 '현실'인 셈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AI가 가진 문제점 ‘편향성’… 광고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그렇다면 AI가 마케팅 시장에서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Needs)를 사람보다 훨씬 더 잘 파악해 실시간으로 광고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조금 재미있는 점은 이런 AI 광고의 우수한 효과는 현 AI기술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편향성’이 어느 정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즉, AI가 고객층에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광고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편향성 문제로 꼽히는 성별 문제를 들어보자. AI가 남성 고객과 여성 고객에 대해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해 여성 고객들에겐 화장품과 핸드백 등과 관련된 광고를 내보낼 경우, 이는 분명 ‘편견에 기반한’ 광고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여성 고객들이 화장품이나 핸드백에 관심이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좀더 나아가 해당 광고는 ‘성차별적’ 광고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남성 고객보다 여성고객이 화장품과 핸드백을 구매할 확률이 높은 만큼, 기업들에겐 분명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차영란 수원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KoreaScience에 게재한 ‘광고 및 미디어 산업 분야의 인공지능(AI) 활용 전략(2018)’ 논문을 통해 “광고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추천 엔진을 가동하는 것인데, AI의 딥 러닝은 추천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프로그래밍된 광고를 타겟팅 할 때 기계학습은 사용자의 클릭률을 높이고 리타겟팅(Retargeting)시 최적의 제품 조합과 광고 카피를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이용한 마케팅 시장에서 약간의 편향성은 광고효과를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편향성을 학습하거나 잘못된 사실을 AI가 학습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AI마케팃 양날의 검 ‘편향성’… 부작용 없도록 주의 기울여야

하지만 AI의 편향성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현되거나 편향성 필터가 허술할 경우, 이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IT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로 지난달 6월 코카콜라에서는 여름을 맞아 ‘맞춤형 콜라병’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코카콜라 측은 AI를 활용해 논란이 될 만하다고 판단되는 단어나 문구를 필터링하도록 설정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AI는 뉴스 등을 학습하며 평소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단어들을 차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North korea)’이라는 단어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Korea)’ 자체를 차단해 버린 것. 뿐만 아니라 ‘나치(Nazi)’ ‘히틀러(Hitler)’ 등이 혐오 표현으로 차단됐지만 ‘나는 나치당원이다(I am Nazi)’나 ‘나는 히틀러다(I am Hitler)’ 등의 혐오 표현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허술함을 보였다.

주용완 강릉원주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는 ‘2021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리포트 7월호’를 통해 “CNN 등 주요 매체들은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금칙어 부분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벤트를 추진하여 코카콜라가 득보다 실이 많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며 “이러한 사례는 AI를 활용한 마케팅에서 편향성 이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면밀한 고민을 해봐야 하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용완 교수는 AI의 편향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선 △AI는 편향성을 바로 잡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편향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상황에 대한 인식 △AI 시스템의 편향을 줄이기 위한 절차와 일반적 관행 설정 △AI 분야 다양화에 더 많은 투자 등이 필요할 것으로 조언했다.

주용완 교수는 “이제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디지털 마케팅 시대를 넘어서 AI 마케팅 시대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인의 윤리적 기준, 기업의 이익 추구에 따른 부작용, 또는 관례적인 관행 등으로 인해서 AI의 편향성을 더욱 악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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