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증조부와 조부 친일 의혹 제기를 반박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을 거론한 것을 두고, 최 전 원장을 맹비난했다. ‘윤석열 대체재’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대선출마 선언을 했음에도 지지율이 정체된 최 전 원장을,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기선제압 하려는 모양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체재’의 한계에 이르자 이것을 뛰어넘고자 극우 보수층에게 적극적 구애전략을 펼치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면서 “본인을 임명한 임명권자에 대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친일파로 언급한 것은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마저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 최고위원은 “대통령을 거짓으로 모욕한 있을 수 없는 무도를 저지른 것이다. 치졸한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승만을 헌법적 가치를 잘 지킨 대통령으로 추앙하고 국정농단으로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박근혜 씨 사면을 애타게 촉구하는 꼴이 꼭 전광훈 목사와 어울린 극우 아스팔트 부대원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선출마를 선언하고도 ‘준비가 안 돼 공부하겠다’던 사람이 정치권의 악습과 구태는 어찌 이리 빠르게 흡수하는지 놀랍다”며 “대선후보인지 무뢰한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부 허위 독립유공자 의혹을 물타기 하려 거짓까지 동원해 대통령을 모욕하는 사람, 법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을 지도자로 볼 국민은 없다”면서 “‘윤석열 대체재’는 대체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혜숙 최고위원도 “문제는 조부의 행적이 아니라 이 애국행적을 강조하고 그걸 이용한 최 후보의 거짓말이 문제”라며 “대통령과 아무 상관없는 일로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대통령에게 망언을 내뱉는 일이 극우보수 인기 얻는 거라 생각하는 조잡한 정치는 그만두기 바란다”고 거들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논평을 통해 “친일 해명에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은 대선후보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손으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라며 “최 전 원장은 허물을 덮기 위해 더 큰 거짓을 꾸밀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에 응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친일 인사의 입당과 자당 대선 경선 참여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토착 왜구’임을 자임하는 꼴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이 ‘친일의 늪’에 다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에 설치되는 대선후보 검증단에서 최 전 원장 조부의 친일 행각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검증에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이재명 지사 측의 안민석 의원은 최 전 원장을 겨냥해 “증조부와 조부의 친일행각에 대해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증조부와 조부가 일제시대에 면장 등을 역임하며 국방헌금 20원(당시 쌀 한가마 1원)을 헌금하는 등의 행적을 남겼는데도, 최 전 원장이 독립운동가 후손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전 원장 측은 안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특정 지위를 가졌다고 해서 친일로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런 식이라면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한 문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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