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순국 7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에 대해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추모사에서 “정부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장군의 묘역 관리 등 고려인 사회의 자부심이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지난 15일 저녁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봉환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유해 봉환식에 참석해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고, 이날 유해 안장식에 참석함으로써 고인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은 노태우 정부 당시부터 추진해왔으며, 30년 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검은색 정창 차림으로 안장식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여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장군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헌화에 사용된 추모 화한은 카자흐스탄의 추모화인 카네이션과 우리나라 추모의 상징인 국화를 함께 활용해 제작했다.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참석자 일동은 헌화 및 분향 이후 21발의 조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약 1분간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와 독립전쟁 최대의 승리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면서 추모사를 시작했다.

이어 “장군이 안식을 취할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는 많은 애국지사들이 잠들어 계신다”면서 “장군과 함께 봉오동 전투에서 싸웠던 이화일·박승길 지사, 청산리 전투에서 함께 싸웠던 김운서·이경재·이장녕·홍충희 지사가 잠들어 계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읽던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홍범도 장군은 간도 지역에서 항일운동에 전념하다 1937년 고려인 동포와 함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일제 강점기로 인해 타국에서 고초를 겪어야 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감정이 북받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서도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삶과 관련해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 줄 것”이라며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 홍범도, 고국 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 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라는 이동순 시인의 글을 인용했다. 이동순 시인은 10권 분량의 대하 서사시 ‘홍범도’를 완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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