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황교익 씨가 20일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뉴시스
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황교익 씨가 20일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친문 인사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둘러싼 논란이 황씨의 자진 사퇴로 일단락됐다. 황씨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황씨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씨는 “이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듯하다”며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황씨는 자신을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을 향해서는 “제 인격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막말을 했다”며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황씨는 또 자신을 달랜 이해찬 전 대표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이해찬 전 대표가 저를 위로해주었다. 고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씨는 “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상대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 한국 정치판은 네거티브라는 정치적 야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이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대권 주자 여러분은 정책 토론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씨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지난 13일 언론을 통해 경기도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황씨를 내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정치권에서는 황씨가 관광분야에 전혀 전문성이 없음에도 내정된 것은 그가 과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야당 대선주자들은 물론이고 여당 대선주자들까지 나서서 이재명 지사의 ‘보은 인사’라고 공격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 경선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이 황씨에 대해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된다”고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했고, 황씨는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라며 강력 반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황씨의 언행에 대해 “황교익 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황씨는 “이낙연 측에서 먼저 금도를 넘었다. 먼저 사과하면 저도 사과를 하겠다”라고 다시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여론 악화를 의식한 이재명 지사 측에서도 자진 사퇴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재명 지사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지난 19일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황교익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되고, 예기치 않은 대형 악재로 보인다”며 “억울하겠지만 용단이 필요하다”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후 이낙연 전 대표가 사실상 사과의 뜻을 밝히고 이해찬 전 대표가 달래면서 황씨의 자진 사퇴 결심으로 이어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씨의 사과 요구에 대해 “저희 캠프의 책임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해찬 당 대표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해식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해찬 전 대표가 황교익 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황씨를 둘러싼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바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해찬 전 대표는 황씨를 향해 “황교익 씨는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분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에 여러모로 기여하였다”며 “이번 일로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대신 위로드리겠다”고 전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너그럽게 마음 푸시고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늘 함께해주시리라고 믿는다”고 황씨를 달랬다.

이재명 지사 측 안민석 의원은 황씨의 자진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황 내정자의 고심에 찬 결단을 존중한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며 “우리는 영원한 동지다. 서로에게 남겨진 상처는 잘 보듬어 빨리 치유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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