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메타버스 시장 진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메타버스 사업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게임 업계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플랫폼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국내외 IT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메타버스 시장 진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3월 SK텔레콤과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진행한 입학식.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외 IT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메타버스 시장 진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메타버스 사업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게임 업계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플랫폼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올해부터 메타버스 사업 전개…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국내외 IT 업계 최대 화두인 메타버스 시장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일 현재 개발 중인 신작 게임들을 소개하면서 메타버스 사업 ‘프로젝트 MOD’를 함께 공개했다. 

프로젝트 MOD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넥슨의 대표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애셋과 직접 제작한 리소스 등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넥슨의 여러 인기 지식재산권(IP) 리소스를 플랫폼 내에서 오픈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넥슨은 기존에 전개해오던 게임 사업과는 다른 플랫폼 개념인 만큼 이른 시일 내 서비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지난 5월 메타버스 플랫폼과 관련 상표 ‘메타아이돌’을 출원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아이돌 상표 설명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정보송신업와 전자게임용 디지털 스트리밍, 게임서비스업 등이 기재돼있다.

넥슨·넷마블 외에도 한빛소프트는 자사의 오디션 IP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오디션 라이프’를 개발한다는 소식을 알렸고 컴투스는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등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컴퍼니 빌더 ‘게임체인저’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국내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적잖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시장 진출 소식에 업계에서는 메타버스 시장의 고성장에 대한 전망이 적지 않고 게임을 서비스하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 고민에 따른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메타버스 시장이 오는 2025년 2,800억 달러(한화 약 315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는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수준인 만큼 당장의 수익 보다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흥행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메타버스 사업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플랫폼이 ‘로블록스’다. 미국의 개발사 로블록스가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는 로블록스는 게임 업계를 비롯해 IT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다. 로블록스는 전세계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인 만큼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오른 4억5,400만 달러(한화 약 5,3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일활성사용자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4,320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DAU는 4,660만명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인 크래프트’도 메타버스 플랫폼의 흥행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로블록스, 마인 크래프트 등 해외 서비스와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를 제외하고 올해부터 플랫폼 개발 및 사업 확장이 검토되기 시작한 만큼 두드러지는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단시간내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 의장은 지난달 26일 기업공개(IPO) 간담회 자리에서 “메타버스라는 것 자체가 애매모호한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이상적이다. 현실보다 부풀려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메타버스 시장 전망에 의문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로블록스, 마인 크래프트 등 기존과 차별화된 메타버스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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