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왼쪽)가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왼쪽)가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당초 정해진 기한을 넘기는 등 흥행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몸값 또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향후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이끌어온 강신봉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 간신히 새 주인 찾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해 말 난데없이 매물로 나왔다.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 배말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을 승인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2위의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M&A 시장 등장은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굵직한 유통대기업을 비롯한 인수후보군들이 거론됐음은 물론, ‘몸값’이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인수전은 썰렁했다. 인수 후보로 꼽혔던 대기업들은 이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발을 뺐고, 거론되는 몸값은 5,000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심지어 정해진 인수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연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다행히 새 주인을 찾은 상태다. 사모펀드 2곳과 GS리테일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품었다. 매각금액은 8,000억원이다.

이로써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새로운 주인과 함께 새 출발을 앞두게 됐다. 커다란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의 묘한 관계, 쿠팡이츠를 비롯한 후발주자의 거센 도전 등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새로운 출발은 여러모로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 강신봉 대표, 자리보전할까

이런 가운데, 그동안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이끌어온 강신봉 대표의 거취 또한 이목을 집중시킨다.

두루넷(현 SK브로드밴드)을 거쳐 이베이코리아에서 두각을 나타낸 강신봉 대표는 2017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당시 알지피코리아)의 수장으로 낙점됐다. 이후 배달앱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 요기요를 업계 2위에 안착시키는 등 대체로 준수한 성과를 쌓아왔다.

하지만 화려한 빛 못지않게 그림자도 있었다. 입점 업주에 대한 갑질 논란, 배달라이더 처우문제, 이따금씩 발생한 서비스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강신봉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새 주인을 맞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모기업이었던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도 불사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모기업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아한형제들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만년 2등’에 머물렀다. 만약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우아한형제들과 비등한 점유율을 확보했거나 추월했다면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을 넘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직까지 강신봉 대표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 가장 큰변수는 전략적투자자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에 참여한 대기업 핵심 계열사 GS리테일의 존재다. GS리테일은 30%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며, 기존의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GS사람’으로의 수장 교체가 이뤄질 여지 또한 상당하다.

특히 최근 들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배달앱 시장 내 입지가 상당히 위축됐다는 점은 쇄신을 위한 수장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쌓아온 역량과 경험을 활용하는 측면에선 기존 경영진이 유지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너지를 추구하는 측면에선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는 세부적인 절차를 거쳐 연내 마무리 될 전망이다. 강신봉 대표의 ‘운명’ 또한 2022년을 전후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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