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7 06:28
‘전기차’, 내연차 대체할 ‘환경의 구세주’ 될 수 있을까
‘전기차’, 내연차 대체할 ‘환경의 구세주’ 될 수 있을까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1.08.23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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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 문제의 주요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환경단체는 서로 전기차의 탄소배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전기차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 문제의 주요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환경단체는 서로 전기차의 탄소배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모빌리티의 대표 주자인 ‘전기자동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가 발표한 ‘Electric vechile outlook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는 7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우리의 기대처럼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 시대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 車 전문가들, “급격한 내연기관 퇴출은 오히려 CO₂ 발생 높일 수 있어”

우리의 기대와 달리 일부 전문가들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내연차를 급격히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 오히려 환경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가 발생시킬 수 있는 ‘간접적’ 탄소배출량을 고려하면 내연차에 비해 결코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내연차를 전기차로 급속도로 대체할 경우, 부족한 전기 생산량을 메우기 위해 석탄 등을 활용한 화력발전량이 증가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전기차에서 사용되는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량을 증가시킬 경우,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독일경제연구소의 2019년 4월 발표에 따르면 일반 디젤 내연차의 경우, 원유 시추부터 생산을 고려해 1km 달릴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1g이다. 반면 갈탄, 가스 등을 활용해 생산한 전력을 이용해 전기차가 1km의 거리를 달릴 경우 발생하는 전기차의 탄소배출량은 각각 발전 연료별로 △무연탄 232∼257g △갈탄 277∼302g으로 오히려 디젤 내연차보다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연차를 지나치게 빨리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 석탄 발전의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전기차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효과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5월 개최된 제1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권은경 자동차산업협회 실장 역시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13억대의 내연기관차를 오는 2035년까지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 후, 이들 중 50%를 동시 충전한다면 약 7,500GW 규모의 발전 설비 용량이 필요하다”며 “때문에 주요 자동차 생산국 에너지 중 75% 이상은 화석연료 사용이 불가피해지고, 발전부문 탄소배출은 현재보다 약 2.5배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기 발전 시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뿐만 아니라 현재 배터리 기술 상황을 고려할 경우, 전기차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가 거의 상쇄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한석유협회가 지난 2018년 발간한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CO₂ 배출비교 (전과정 분석)‘ 조사 보고서에서 일본 도쿄대학교 미소노 마코토 명예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배터리 기술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이 급하게 이뤄질 경우, 관련 인프라 유지 및 보수로 인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닛산의 전기차 ‘리프’와 휘발유를 사용한 내연차 ‘노트’ 모델을 10만km 주행시킨 결과, 전기차의 탄소 배출량은 휘발유차 대비 4.6톤 정도 적었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을 대입해 계산할 경우, 전기차의 휘발유차 대비 탄소 감축 효과는 0.5톤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미소노 마코토 교수는 “해당 가정에 따른 결과값은 과소산정이 된 것으로, 일본국립환경연구소의 데이터를 적용할 시, 전기차 제조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더 크게 산정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배터리 기술 수준에서 급격한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CO₂의 배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탄소 배출 절감 효과 무용론에 대해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정면으로 반박하는 상황이다.  유럽교통전문 NGO(비정부 기구) ‘교통과환경(Transport & Environment)’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가 동급의 내연차보다 평균적으로 거의 3배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사진=Gettyimagesbank

◇ 환경 분야 전문가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내연차보다 전기차가 탄소배출 적다”

하지만 이 같은 ‘전기차 탄소 배출 저감 효과 무용론’에 대해 국제 환경단체들과 다른 전문가들 역시 반박에 나서는 상황이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통 동력 원료와 배터리 및 차체의 제조 및 가공 공정, 수송 및 유통, 사용, 재활용, 최종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 및 원료 물질, 오염 배출에 대한 데이터인 ‘LCA(전 과정 분석)’를 인용해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의심하는 주장들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국가별 발전 에너지원의 차이로 지역별 편차도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도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 네덜란드에서 발표된 논문(The Underestimated Potential of Battery Electric Vehicles to Reduce Emissions)에 따르면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배터리 제조 시 발생하는 탄소량의 과대평가, 배터리 수명의 과소평가, 전력원 구성이 탈탄소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연료 생산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외하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소비량 측정법 적용 때문”이라고 전기차의 탄소 배출 절감 무용론에 대해 반박했다.

또한 유럽교통전문 NGO(비정부 기구) ‘교통과환경(Transport & Environment)’은 지난해 4월 발표한 ’T&E’s EV life cycle analysis LCA‘ 보고서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 배터리 자원 추출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우리는 전기차가 동급의 내연차보다 평균적으로 거의 3배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고 설명했다.

이어 “최악의 시나리오인 ’중국에서 생산되고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조차도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차보다 22% 적은 탄소를 배출했으며, 휘발유차보다는 28% 적은 탄소를 배출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스웨덴에서 생산되고 스웨덴에서 구동되는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의 경우엔 디젤보다 80%, 휘발유보다 81% 적은 탄소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김지석 스페셜리스트도 지난 20일 진행된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 설명회’를 통해 “자동차 업계에서 ‘내연기관 퇴출이 온실가스 배출에 소용이 없다’ ‘온실가스 발생을 자동차에서 발전소로 옮기는 것 뿐’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산업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게 만약이 사실이라면 독일의 벤츠, 폭스바겐, BMW 등 대규모 자동차 회사들이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 금지에 동의를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력을 발전할 때 탄소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내연 기관에서 사용되는 연료를 생산하는 석유 산업 역시 결코 깨끗한 산업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자동차가 가장 환경에 나은가’를 살펴보면 ‘전기차가 맞다’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