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용량이 크게 줄어든 공중전화가 다양한 모습의 변신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은 부러진 채 방치된 공중전화의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인해 다양한 통신기술들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공중전화’는 우리의 곁을 꿋꿋히 지키고 있다. 물론 공중전화의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KT링커스에 문의해 본 결과, 지난 2014년 기준 약 7만1,000대에 달했던 공중전화는 현재 3만4,000대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이처럼 내리막을 걷고 있는 ‘공중전화’가 다양한 변신을 통해 우리 생활 속에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방역, 전기차 충전, 오피스… ‘만능’으로 돌아온 공중전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중전화부스의 변신은 ‘방역’이다. KT링커스는 24일 쏠라이노텍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중전화부스에 살균 소독을 할 수 있는 ‘우리동네 방역부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리동네 방역부스는 공중전화부스에 OH라디칼을 생성하는 방역 설비를 설치해 짧은 시간 동안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방역부스 사용을 원하는 고객은 해당 공중전화부스에 설치된 에어샤워기 버튼을 누른 후 바람을 쐬기만 하면 된다.

우리동네 방역부스에 장착된 에어샤워 바람에는 광 촉매 기술을 적용해 의해 생성한 OH라디칼이 포함돼 있어 공기와 인체, 의복 등의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의 DNA·RNA 구조를 끊어 살균한다. 살균 및 탈취, 유해물질 분해까지의 모든 과정은 약 10초 이내에 처리된다.

실험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유발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살균이 가능하다고 KT링커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KT링커스 송인권 공간플랫폼사업본부장은 “쏠라이노텍과의 협업 추진으로 사용량이 줄어든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해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우리동네 방역부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공중전화부스가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지역에 정동 극장 등 3개 장소, 수원 지역에는 수원역 등 3개 장소, 총 6개 장소에 시범 운영되고 있다. KT링커스는 오는 2022년 1월 말까지 시범운영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KT링커스에서 공개한 공중전화 방역부스(좌측)과 공중전화 전기차 충전소(우측)의 모습./ 사진=KT링커스

아울러 공중전화부스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충전 및 교환장소, 사무실 등 다양한 변신도 꾀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KT링커스는 전기자동차 충전서비스 고도화 및 공중전화 이용 증대를 위해 환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환경공단과 손잡고 서울, 성남, 대구, 순천 등 지역 공중전화부스에 전기차 급속충전기 9기를 설치해 충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공중전화부스에 설치된 급속충전기 사용요금은 1킬로와트시(1kWh) 당 약 313.1원이며, 전기차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5~30분 정도가 걸린다. KT링커스에 따르면 공중전화부스와 전기차 충전소의 결합 사업은 1년 만에 300% 이상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KT링커스는 지난 2월부터 공유오피스 업체 아라워크앤올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중전화부스를 1인용 사무공간 ‘아라부스’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는 일본에서 현재 유행 중인 1인용 사무실 ‘텔레큐브’와 비슷한 콘셉트라고 볼 수 있다. KT링커스와 아라워크앤올은 판교 지역의 카페, 사무실 등에서 시범운영을 한 뒤,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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