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4일 주요 관계사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질서와 산업 변화에 맞춰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 및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240조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다는 목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은 24일 주요 관계사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질서와 산업 변화에 맞춰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전략에 따라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향후 3년간 240조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한다. 이 중 국내 투자 금액이 180조원에 달한다. 

◇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국제 반도체 리더십 공고히 할 것”

삼성은 과감한 투자와 M&A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 및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삼성의 ‘최대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사업에서 △선단공정 조기 개발 △선제적인 투자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14나노 이하 D램, 200단 이상 낸드플레시 등 혁신적인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절대우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현재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등에 크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대해선 GAA 등 신기술 적용 신구조 개발로 3나노 이하 조기 양산 등 선단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혁신제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TSMC가 올해 1분기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6%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점유율이 18% 그쳤다. 지난 2019년 기준 TSMC는 8% 가까이 점유율이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19.1%에서 약 1.1% 감소한 것이라 점유율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절대우위 리더십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며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절대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현재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부문 반도체와, 1위 탈환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 두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와 M&A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 AI, 5G, 디스플레이 등 첨단 IT기술 역량 강화… “4차 산업혁명 선도할 것”

삼성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통신, 바이오 등 다양한 IT·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넘어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먼저 차세대 통신망 부문에서는 5G통신을 넘어 6G에서도 국제적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S/W 역량 강화와 더불어 가상화 네트워크·개방형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망 기술 관련 핵심인력 확보 및 R&D 투자 확대 등을 진행한다.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기존 RAN/Core 사업 이외 통신 장비 및 차세대 망 운영 솔루션 등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현 IT산업의 핵심 기술들로 꼽히는 AI, 로봇, 수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를 강화해 글로벌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AI분야에서는 전세계 거점 지역에 포진한 ‘글로벌 AI센터’를 통해 선행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성능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지능형 기기를 확대하는 등 연구와 일선 사업에서 모두 절대우위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하고, 첨단산업 분야의 설계와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QLED TV, 폴더블폰 등 최신 스마트폰과 TV 제작에 가장 필수 기술로 손꼽히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 대해서도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디스플레이 부문은 차세대 OLED패널의 개발과 퀀텀닷(QD) 디스플레이의 사업화가 진행될 계획이며, 배터리 부문에서는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및 전고체 전지 등을 개발한다.

삼성은 현 IT산업의 핵심 기술들로 꼽히는 AI, 로봇, 수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를 강화해 글로벌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할 계획이다. 특히 로봇 분야의 경우,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하고, 첨단산업 분야의 설계와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CES 2021

◇ 삼성, 바이오산업으로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 역시 진행된다. 

특히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 강화를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룬다는 것이 삼성 측 목표다. 여기서 CDMO와 바이오시밀러란 각각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및 ‘특허가 만료된 생물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생산’을 뜻한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반으로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CAPA)은 62만 리터(L)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다.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하고,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해 절대우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바이오’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 강화를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룬다는 것이 삼성 측 목표다./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및 상생 경제생태계 조성에도 투자

삼성은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고용문제 해결과 우리나라 인재 인프라의 강화를 강화를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 및 기회 창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고용하고, 투자·생산 통해 약 56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얻는 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S/W(소프트웨어) 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청년들에게 제공해 취업 기회 확대 기여 및 첨단산업 인력 양성 기반을 구축한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청년SW아카데미(SSAFY)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확대한다. 또한 스타트업 지원 ‘C랩’ 사업을 확대해 청년 취업난 해소와 첨단 신성장 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회공헌 및 상생도 강화해 ‘다 함께 성장·혁신하는 경제 생태계도 조성한다. 삼성은 삼성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중소 기업간 격차 확대 및 양극화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기초과학-원천기술 R&D 지원 확대 및 산학협력 강화한다. 특히 산학협력과 산학협력과 기초과학·원천기술 R&D 지원을 위해 최근 3년간 3,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향후 3년간은 3,500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삼성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를 지속 운영하는 한편, 우수 협력사 대상 인센티브와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사 지원을 위한 민관 R&D 펀드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협력사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는 규모를 유지하고, 우수협력사에 대한 안전/생산성 격려금은 3년간 2,4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재·부품 국산화와 차세대 선행 기술 지원을 위한 민관 R&D펀드는 규모를 현행 200억원에서 300억원(중소벤처기업부: 150억원/삼성전자: 150억원)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은 “AI와 5G 등 네트워크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도체가 IT를 넘어 자동차 등 전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간 패권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3년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에 대한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며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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