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 외교관과 우방국 병사들이 한국행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뉴시스
지난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 외교관과 우방국 병사들이 한국행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청와대는 26일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우리 정부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 작전 성공은 천운이었다면서 추가 구출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부터 아프간인 수송 작전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은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 작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우리 정부가 현지에 버스 6대를 확보해 아프간인들 태우고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 카불 공항에 도달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해 아프간인의 카불 공항 접근을 막아 놓고, 현지인들에게는 도보로 카불 공항에 오도록 하면서 공항에 26명만 도착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다행히 방법을 찾은 게 아프간과 거래 관계가 있던 미국과 협조를 해서 미군이 버스에 타고 이동하는 것”이라며 “버스가 (아프간) 시내 곳곳에 있었고 저희가 다행히 연락망은 잘 갖추고 유지해 버스가 있는 곳으로 (현지인들이) 집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새로운 방법을 우리 대사관 직원들 중심으로 찾아내고 실현이 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작전의 전체) 과정을 보면 그 (버스를 보내 현지인들을 공항까지 이송한) 과정이 결정적이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했다. 

또 ‘탈레반 검문소에서 현지인들을 태운 버스를 제지하지 않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마 미군과 탈레반 측의 협상이나 약속에 있는, 현지에서 거래할 수 있는 버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세한 건 들어와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겠지만, 미국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박 수석은 “독일도 수천명을 공수하려고 항공기를 보냈는데 7명만 태워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벨기에도 군용기를 보냈지만 1명도 태우지 못한 걸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보면 정말 저희가 천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추가적인 탈출 계획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추가 탈출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도착할 아프간인 391명이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입국하는 것에 대해선 “입국해 단기방문 비자 부여가 쉽게 되지 않고, 이후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 문제가 있어 경제활동이나 자유로운 거주 자격 변경 문제도 있다”며 “이런 부분이 용이하도록 특별공로자 신분을 당국이 선택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간인 정착 지원에 대해 “입국 후 불편함이 없도록 잘 조치해야 될 것”이라며 “최저생계비, 의료, 교육, 취업 등 부분에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라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수석은 이번 이송의 작전명을 ‘미라클’(miracle·기적)로 정한 이유에 대해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 처해있던 아프간 현지인들에게 희망이란 뜻을 보여주고 싶었고, 먼 거리에 걸친 위험한 작전의 성공을 바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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