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선후보 경선의 계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을 이미 진행하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각 당 대선주자들의 상대 후보 검증 발언 등이 연이어 나온다. 

그런데 경선 국면이 가열되면서, 링 밖에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발언이나 행태도 나오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대선주자들 간 공방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어졌고, 국민의힘은 당 대표와 예비후보들 간 설전이 벌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2강’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공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바지발언’, ‘백제발언’과 ‘떡볶이 먹방’, ‘여배우 스캔들’을 거론하는 등 ‘명낙대전’은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에 대해 지난 26일 이 전 대표와 만난 또 다른 대선주자 박용진 의원은 ‘명낙대전’ 탓에 정책 검증이 뒷전으로 밀린다며 “이낙연은 내상, 저는 중상, 당은 치명상(을 입는다)”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당 대표와 예비후보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지층의 눈살을 가장 찌푸리게 한 것은 당 대표와 한 예비후보의 통화가 녹취되고, 그 내용을 두고 정쟁이 벌어진 상황이었을 것이다. 또 당대표가 경선 관리에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들어오고, 당대표는 이에 일일이 응수하는 모습 역시 불편함을 줬을 것이다. 

이같이 양당 모두 대선 경선을 매개로 갈등이 불거져 나오는 모양새다. ‘아름다운 경선’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경선은 진흙탕일 수밖에 없다. 현재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라면 양당 모두 경선이 치열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결국 경선이 ‘아름답게’ 끝나려면, 본선 후보가 선출된 후 당이 화학적으로 ‘원팀’이 돼야 한다. 경선 후 수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경선 국면에서는 양 당 모두 그것이 가능할지 걱정이다. 한쪽에서는 캠프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상대 후보를 공격해놓고 이에 대해 모르쇠하고 경선 결과에 대한 발언으로 ‘불복’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다른 쪽에서는 캠프 인사들이 당 대표를 공격하거나, 예비후보들이 자신과 반대편인 지도부에 대해 사퇴하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경선 구경’이 아니라 ‘싸움 구경’을 하는 상황이다. 어느 진영 지지자가 됐건, 이제는 본선에서 잘해서 이기는 것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후보가 본선에서 못해서 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게 됐다. ‘아름다운 경선’은 없다지만, 이번 경선 국면은 유달리 국민들을 지치게 한다. 싸움이 길어지면 중도층 뿐 아니라 지지층의 마음도 잡기 어려워진다. 싸움이 아닌, 서로의 절박함을 드러내는 경선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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