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해외 사업에서의 아쉬움을 국내 도시정비사업으로 털어내고 있다. /뉴시스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해외 사업에서의 아쉬움을 국내 도시정비사업으로 털어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해외 수주가 어려워진 건설업계. 하지만 건설사들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국내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모습이다. 

31일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을 돌파한 건설사는 △DL이앤씨(2조4,960억원) △포스코건설(2조4,225억원) △GS건설(2조3,595억원) △현대건설(2조3,375억원) △대우건설(2조1,638억원) 등 총 5개 사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2조 클럽’에 도달한 곳은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다. GS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이달 초 올해 부산 지역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 서금사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수주액 2조원을 돌파했다. 

부산 서금사5구역은 금정구 서동 557-16번지 일대 4만6,000평의 주택 및 상가 부지를 재개발을 통해 최고 49층, 24개 동, 3,856가구의 단지로 거듭난다. 총 공사비만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대전 성남동3구역(대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 컨소시엄)에 이어 성남 신흥2구역 재개발 사업까지 따내면서 도시정비사업에서 고전했던 과거와 다른 행보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으로 올해의 포문을 연 현대건설은 범천4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수주액을 1조9,000억원대로 끌어올린 데 이어 삼성물산과 손잡고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까지 따내며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DL이앤씨는 하반기 강북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평가받은 북가좌6구역을 품으면서 수주액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DL이앤씨는 올해 5,515억원 규모의 해운대 우동1구역 재건축을 시작으로 △군포 산본우륵 리모델링(3,225억원) △시흥 거모3구역 재건축(1,229억원) △산본 율곡아파트 리모델링(4,950억원) △대전 도마 변동12구역 재개발(1,675억원) 등을 수주했다.

여기에 강북 지역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제시한 끝에 5,351억원 규모의 북가좌6구역 수주에 성공하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로 올라섰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이 대규모 단지로 거듭난다. /뉴시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이 대규모 단지로 거듭난다. /뉴시스

◇ 2조원 넘어 3조원으로… 하반기에 웃을 건설사는?

도시정비사업을 두고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한 가운데 굵직한 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터라 ‘2조 클럽’에 가입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3조 클럽’을 달성하는 곳도 나올 전망이다. 

하반기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신림1구역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808번지 일대 면적 22만4,773㎡에 4,342가구의 대규모 단지를 짓는 총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이날 마감된 시공사 입찰에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 컨소시엄이 참여했지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재입찰 공고에서도 다른 경쟁사가 나서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이들 컨소시엄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적잖다. 

하지만 워낙 관심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 추가로 입찰에 나설 건설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평가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도 주목할 지역이다.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총면적 18만6,965㎡에 2,437가구를 짓는 대규모 주택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5,800억원 수준이다. 이달 초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참석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도 서울에는 노량진3·5구역, 마천4구역 등의 정비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건설사들의 수주전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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