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을 본격 개시했다. 이번 아마존과 협업을 계기로 11번가의 이커머스 업계 내 입지는 커질 전망이다. /11번가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을 본격 개시했다. 11번가는 이번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고객유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11번가에게 이번 협업성과가 상장추진의 지렛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번가가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지난달 31일 선보였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자사 쇼핑환경으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국내 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16만개 이상의 상품을 선별해 평균 4~6일 내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SK텔레콤(이하 SKT) 구독사업브랜드 ‘T우주’의 구독패키지 상품 ‘우주패스’를 통해 아마존 해외 직구(직접구입) 상품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미 가입자라도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배송 혜택을 받게 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SKT는 아마존과 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SKT는 아마존과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SKT는 11번가의 IPO 등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아마존에게 신주인수권리를 부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오는 2023년까지 기업공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에 5,000억원의 투자받으면서 5년 내 상장할 것을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11번가는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부진한 실적이 고민거리다. SKT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의 매출은 5,456억원으로,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정반대였다. 2019년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98억원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11번가는 2018년 별도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래 신통치 못한 실적을 내오고 있다. 출범 첫해 196억원의 적자를 낸 후,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점유율에서도 11번가의 입지는 불안한 형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59조4,000억원이다. 11번가의 시장점유율은 6% 수준으로,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에 이은 4위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11번가의 뒤를 롯데온(5%), 위메프(4%), 신세계 SSG닷컴(2%)이 바짝 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태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단숨에 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됐다.

11번가는 이번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직구 시장을 공략, 타 이커머스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해외직접구매액은 4조67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에 비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점차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11번가는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을 무기로 유입 고객을 늘리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11번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얻을 효과로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해외 글로벌 브랜드들을 11번가 쇼핑환경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싶다”며 “다른 이커머스에서 판매하지 않는 수천만개의 상품이 11번가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업계 내 입지를 키울 기회로 여기고 있다. 또한 상장 추진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번가 측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올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해온 과제이고 상장 추진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다만 그렇다고 상장의 절대적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 11번가에서 추진하는 모든 전략과 사업으로 상장이란 목표로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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