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 재직 당시 도입했던 ‘누구나집’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 재직 당시 도입했던 ‘누구나집’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정부 여당이 낮은 임대료와 분양가를 앞세운 공급 대책인 ‘누구나집’ 시범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다. 

집값의 10%만 보증금으로 내고 최장 10년을 거주할 수 있고 이후 입주 당시 정해놓은 분양가에 분양받을 수 있어 무주택자에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줄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사업 성공의 핵심인 건설사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 대책 보완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 더불어민주당 박정·유동수·민병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일부터 수도권 6개 사업지에서 ‘분양가확정 분양전환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누구나집) 공급을 위한 사업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누구나집’은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고 주거서비스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이다. 

지난 6월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수도권 6개 입지를 발표한 뒤 국토부와 구체적인 사업 방식을 논의해왔다. 당초 특위는 집값의 6%를 내면 거주권, 10%를 내면 분양권, 16%를 내면 거주권과 분양권을 모두 주는 안을 제시했지만, 10%의 보증금만으로 거주권과 분양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해졌다.

지금까지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경우 분양 시점에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따랐는데 ‘누구나집’의 경우 사업 시작 단계에서 분양가가 확정되기 때문에 논란에서 자유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민간 사업자들은 수익보다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오는 ‘누구나집’ 사업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뉴시스
민간 사업자들은 수익보다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오는 ‘누구나집’ 사업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뉴시스

◇ 건설사 참여 여부도 모르는데… 일단 도입부터?

‘누구나집’ 사업은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았던 무주택자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장기 거주는 물론 더 나아가 유주택자가 될 기회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집을 지을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다퉈 사업에 참여할 만큼 정부 여당이 제시한 수익 구조가 매력적이지 않다 점이 참여를 주저하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당정은 확정분양가 책정에 있어 공모 시점 감정가격에 사업 착수 시점부터 분양 시점까지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을 1.5%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상한을 정했다. 주택 건설 기간을 포함해 분양전환 기간을 13년으로 놓고 보면 대략 상승률 상한은 20%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민간 사업자의 내부수익률(IRR)을 5%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민간 사업자의 분양전환 주택의 경우 분양전환하는 시점에 시세를 반영해 분양전환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사업자가 상당 부분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집’의 경우 연간 1.5%로 제한하는 데다 집값 하락 없이 매년 상승한다는 가정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 자금이 오랜 기간 묶이는 장기임대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데 여기에 10년 후 세입자가 분양전환을 포기한다면 미분양 사태를 맞이할 수 있고 이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제시한 수익 구조라면 어떤 민간 사업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00세대 단지를 짓는 데 3년여라는 시간과 2,0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10%만 보증금으로 받고 10년 동안 돈이 묶이는 사업에 누가 나서겠나”라며 “‘누구나집’ 사업은 현재의 민간 임대 사업보다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다른 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참여할 건설사는 사실상 없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