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예비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9일 ‘국민 시그널’ 면접을 열고 대선 주자들의 역량을 검증했다. 후보들의 정책‧이력을 가리지 않았다. 앞서 ‘비전발표회’, ‘정책공약 발표회’가 맹탕이라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면서 이번 면접에 대한 걱정도 새어 나왔다. 이날 공개 면접에선 후보들의 ′치부′까지도 끌어 올려져 가감 없는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면접은 사전 추첨에 따라 6명 후보를 대상으로 치러졌다. 장성민·장기표·박찬주·최재형·유승민·홍준표 후보가 면접에 나섰다. 면접관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진보 성향 인사들로 오히려 당내 후보들에 대한 ‘칼날 검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묻어났다.

실제로 이날 면접관들은 후보들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가장 먼저 면접을 치른 장성민 후보의 경우 ‘5.18 전야제’ 논란이 검증대에 올랐다. 당시 장 후보는 광주에서 민주당 인사들과 여성 종업원이 있는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여성 종업원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혼자 있었다”며 “지금 와서 이런 변명 전혀 필요 없다.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최재형 후보는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화두가 됐다. 이에 최 전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전 감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준비 부족에 대한 질의도 오갔다.

유승민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집중 검증 대상이 됐다. 면접관들은 ‘안티 페미니즘’에 편승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는 “4년 전부터 여가부 폐지하고 양성평등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이를 일축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중도 확장성은 높지만 보수 진영의 지지가 낮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 후보는 “건너는 중”이라며 “(보수층 지지자) 그분들의 생각도 바뀔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면접관들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여성 비하 발언’을 꺼내 들었다.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과 일간지 기자에 대한 막말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런 이유가 여성 지지율이 낮은 원인이라고 보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막말이라면 수용하겠는데 성적 희롱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기표 후보는 ‘80년 운동권 사상’, ‘철새’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그의 정당 이력과 대깨문‧민주노총 혁파 등 공약을 걸고넘어진 것이다. 박찬주 후보 역시 과거 논란이 됐던 ‘공관병 갑질’ 사건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들 역시 이에 대해 적극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 면접관들의 송곳 질문 

면접관들의 ‘송곳 검증’이 이어지면서 후보들은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장성민 후보는 면접이 끝난 뒤 면접관들에게 “혼쭐나고 간다”고 하소연 했다.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그야말로 압박 면접 그 자체였다”며 “민주당에서 왜 진중권 교수를 피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일부 후보들은 계속되는 압박 질문에 면접관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는 ‘배신자’라는 지적에 대해 “질문하신 분은 제가 배신자라 생각하나”라며 “배신자라 생각하니 그런 표현을 쓰는 거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도 ‘진주의료원 폐쇄’의 적절함을 묻는 면접관들에게 “진주의료원 폐쇄를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절대 나 안 찍는다”며 “억지 논리를 하는 면접관들 생각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편향된 사고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 간 물밑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번 면접을 앞두고 당내에선 경선 과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돼 왔다. 경선 과정에서 ‘토론회’를 하지 않는 것이 상대적으로 토론에 약한 윤석열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냔 비판이다.

당장 유승민 후보는 이날 면접 후 기자들을 만나 “후보들에게 공평한 시간을 주고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게 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 중에도 “윤석열 후보나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아주 무난하게 지는 길로 간다”며 이들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한편, 황교안·윤석열·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 후보는 오는 10일 면접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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