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을 권리보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기 위해 ‘중도층 공략’ ‘포용의 리더십’ 부각에 나선 모습이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을 권리보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기 위해 ‘중도층 공략’ ‘포용의 리더십’ 부각에 나선 모습이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충청 완패’ 후 전략을 급수정한 가운데 충청에서 완승을 거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도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 전략을 재정비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고 미래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극약 처방으로 국회의원직 사퇴까지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다.

이 전 대표 측은 추석을 변곡점으로 대역전극을 이루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이재명 지사 측의 시선은 이미 본선을 향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의 대세론 굳히기 전략에는 동시에 본선을 겨냥한 전략까지 녹아있다.

이 지사 측은 우선 당내 공방전 참전을 중단했다. 대신 화력을 당 밖으로 쏟아내고 있다. 당내 경쟁 후보 때리기 대신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또 소소한 정치 쟁점 현안에 치중하기보다는 큰 사회적 문제나 외교적 현안에 신경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10일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내놓은 논평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광주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가 만들어진 것을 거론하며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일본 중고교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강제연행’ 표현 삭제를 지적하며 “일본 정부가 과거사 청산 의지를 버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캠프’는 이 지사의 부동산·방역·민생 문제 해결 능력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여론조사 결과 부동산 가격 안정·코로나19 대응·일자리창출 등 민생 안정 부분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고 지적하며 “부동산·방역·민생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나 홍준표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보다 크게 모아졌다”고 주장했다.

◇ ‘중도층 공략’ ‘포용력 부각’에 주력

이는 이 지사 측이 중도층을 공략해 당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대선 본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또 공격의 화력을 당 내 경쟁 후보들이 아닌 당 밖 후보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 지사의 포용력을 부각시켜 경선에서 마지막 남은 ‘이재명 비토층’까지 모두 끌아안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동시에 대선 본선을 겨냥한 전략이기도 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최종 본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본선에서의 이탈층 흡수는 이재명 지사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해 “이낙연 후보가 진짜 배수진을 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저희들이 좀 보고 있다”며 “저희들도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들의 경우에 일찍부터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책 위주의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뒤로 사실 네거티브성의 어떤 발언이나 행동을 안 하고 있다”며 “그러니까 원팀으로 본선을 치르기 위해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건데 그런 방향으로 계속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또 손해를 보더라도 정책 중심을 여과없이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네거티브 공방으로 원팀 기조를 깨트릴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이런 (네거티브로 인한) 상처를 최소화시키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경선 후)용광로 선대위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그것에 필요한 모든 고민들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지사 측은 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도덕성 흠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리인의 도덕적 흠결은 위임받은 권한을 주권자를 위해서가 아닌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을 말한다”며 “감히 말씀드리건대, 정치에 입문한 이래 단 한 번도 사적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를 연일 문제 삼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고 대신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과거 사건들에 대한 경위를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이제부터는 통 크게 가야 한다”며 “그동안은 형수 욕설 논란, 무료 변론 의혹, 인사 관련 의혹 등에 대한 방어용 경선을 하면서 이 지사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대세론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중도층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정책들을 더욱 구체화 시키고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한다든지 본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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