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등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등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배후설을 제기하며 여권의 정치공작 가능성을 꺼내들자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 수법’이라며 맞대응했다.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은 이번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관련 의혹 보도 전에 박지원 원장과 만난 사실을 문제 삼으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전 총장 대선 캠프는 이번 사건을 ‘박지원 게이트’로 규정하고 13일 오전 11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박지원 원장과 조씨 등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사건의 진상과 무관한 공익신고자와 박지원 원장의 식사자리를 꼬투리 잡아 국정원 개입을 운운하는 엉터리 삼류정치소설을 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송 대표는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아주 전형적인 구태정치”라며 “공익신고자가 사건을 뉴스버스에 제보한 것은 지난 7월 21일로 국민의힘이 트집잡고 있는 박 원장과 공익제보자의 식사 자리인 8월 11일보다 20여일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실제로 조성은 씨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고발장 문건을 전달받은 것이 (지난해) 4월 3일 아닌가”라며 “8월 11일 식사한 것이 도대체 무슨 관계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핵심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며 “가장 큰 핵심은 뭐냐 하면 손준성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넘겼는지 안 넘겼는지, 고발장을 손 검사가 썼는지 안 썼는지, 그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개입했는지 안 했는지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묵시적으로 지시를 했는지 이런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거를 (국민의힘이) 뒤죽박죽으로 만들면서 누릴 수 있는 효과가 뭐냐 하면 도대체 이 사건이 왜 중요한지,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 사건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어서 어떻게 뭐가 밝혀져야 할 것인지, 이것을 완전히 뒤죽박죽 만들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지원 원장과 조씨의 과거 당적과 언론 보도 사진, 페이스북 글 등을 제시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일반적인 지인 관계가 아니라 매우 친밀하고 특수한 관계”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김 원내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진까지 제시하며 대단한 의혹이라도 폭로하려는 듯 보였으나, 고작 과거 SNS 댓글과 사진을 뒤져서 제보자의 신상을 털고 신뢰성에 흠집을 내려는 내용이 전부였다”며 “김기현 원내대표의 필사적인 물타기 노력이 애처롭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제보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가 아니라 검찰이 국민의힘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느냐에 있다”면서 “박지원 원장과 제보자의 만남은 제보의 내용이 조작된 것이 아닌 이상 사건의 본질과는 무관하며, 대검은 제보자가 제출한 증거에 조작이 없음을 직접 확인하여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는 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지원 배후설’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며 “박 원장과 저의 관계를 자꾸 오해를 하시는데 제가 누구 말을 잘 듣거나 상의를 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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