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5.1 체육관 연설과 상응하는 조치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국회에서 연설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5.1 체육관 연설과 상응하는 조치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국회에서 연설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부장의 방한과 내주 유엔총회 등이 예정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분수령이 될 일정들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마련해보고자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북한은 한미군사연합훈련을 이유로 1년만에 복원됐던 남북통신연락선을 단절한 바 있다. 또한 73주년 정권수립기념일(9·9절)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도발을 보여주고 있어 한반도의 긴장감 역시 고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악조건 속에서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선 청와대 내부에서는 북한의 9·9절 열병식이 예년보다 축소 진행됐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연설을 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강한 도발을 줄인 점에서 대화 의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왕이 부장의 방한,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유엔총회 등의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남북대화’ 노력

다만 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 가량 남았고, 이제 대선이 중심 이슈로 떠오른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 남북대화의 단초를 마련할 기회는 유엔총회와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등이다. 

왕 부장은 14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다. 왕 부장이 문 대통령과 만난다면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 북핵 문제와 남북대화 등 한반도 의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왕 부장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또한 왕 부장은 내년 2월에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이거나, 남북 정상이 만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2년까지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하기로 결정했지만, 향후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IOC 징계 방안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문 대통령과 김 총비서가 방중(訪中)을 계기로 만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19일 3박 5일의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뉴욕행을 결심한 것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 초 신년사에서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유엔 남북 동시가입 30주년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남북 대화 재개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응을 촉구하고, 주요국의 지지를 확인하면 남북대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가 코로나19 시국임에도 유엔총회 대면 참석을 준비한 것 역시, 이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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